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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로 버틴 생리통, 불임될 줄이야

중앙일보 2013.10.18 01:53 종합 14면 지면보기
서울에 사는 30대 주부 김모씨는 초경 이후부터 생리통에 시달려왔다. 언제부터인가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버틸 수 없을 정도가 됐다. 하지만 김씨는 ‘체질상 생리통이 심하겠거니’ 생각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약을 먹어도 고통이 나아지지 않아 얼마 전 산부인과를 찾았다. 진단 결과는 자궁내막증이었다. 김씨는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오래 가면 자궁내막증 의심
혹 생겨 난소 제 기능 못해

 자궁내막증이란 자궁내막(자궁 안쪽 벽을 이루는 막) 조직이 난소·나팔관·골반벽 등에 붙어 해당 기관을 변형시키는 질병이다. 자궁내막 조직은 생리 과정에서 몸 밖으로 나오는데 생리혈이 역류할 때 자궁 주변 다른 곳에 붙게 된다. 김씨의 경우 내막조직이 난소에 붙어 혹으로 자랐다.



 자궁내막증을 앓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8년 5만3474명이던 자궁내막증 환자는 지난해 8만328명으로 4년 동안 50.2% 증가했다. 지난해 김씨처럼 생리통을 참다 수술을 받은 환자도 전체의 21.1%인 1만6978명이었다. 연령별(지난해 전체 환자 기준)로는 40대 환자가 3만6271명(45.2%)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만3115명(28.8%)으로 뒤를 이었다.



 문제는 자궁내막증이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궁내막 조직이 난소나 나팔관에 붙으면 혹이 생겨 난소 등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 김미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증상에 따라 1기부터 4기까지 나뉘는데 1기여도 불임이 될 수 있다”며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불임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증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생리통이다. 생리통은 일시적으로 통증이 있다가도 나아지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생리 전부터 통증이 시작되거나 생리기간 내내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 자궁내막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만 생리통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 김 교수는 “생리통이 있다면 반드시 산부인과를 찾아 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며 “생리통이 전혀 없는 경우라도 정기적인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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