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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쯤엔 여행, 고령은 건강 … 연령별 쇼핑목록 따로 있다

중앙일보 2013.10.18 01:32 종합 21면 지면보기
지난 4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시니어 박람회장 입구. 행사를 찾은 노인들이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시니어 박람회]


에르베 소재 회장
박람회는 산업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준다. 이미 유럽에서는 고령친화(실버) 산업을 주제로 한 박람회가 영국·프랑스·독일 등지에서 대규모로 열리고 있다. ‘Salon des Senior’(시니어 박람회)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실버 박람회다. 올해 이 박람회를 개최한 에르베 소재 회장은 “시니어는 50세부터”라며 “인생의 단계에 따라 소비 구조를 구분한다”고 말했다. 65세 이상 노인보다 더 넓은 시장을 겨냥하는 것이다. 올해 박람회는 4월 11일부터 사흘간 열렸다.

'실버'가 미래 산업이다 - 프랑스 시니어 박람회 가보니
50세 이상 인구 48% 소비
관심사 맞춤상품 지갑 공략
일본 소니 등 앞다퉈 참가



 프랑스에서 시니어 인구는 퇴직 준비(50~64세) 1200만, 퇴직(65~75세) 500만, 고령 500만 등 2200만 명이나 된다. 전체 인구 6500만 중 36%가 시니어다. 마케팅은 인생 단계의 특성에 맞춘다. 50~64세는 퇴직 후 부부 이혼이 급증한다. 일 걱정도 많고 신체적인 변화도 온다. 자녀는 떠나간다. 반면 퇴직하는 65~75세는 사회 활동은 중단되지만 연금이 나와 경제적으로 오히려 여유가 있다. 자녀는 떠나고 부부는 그동안 하지 못한 여행을 한다. 76세부터는 심각한 건강문제가 생긴다. 건강은 가장 깊은 관심사다. 시니어는 인구 비율이 36%지만 소비는 48%를 차지한다. 소비가 엄청나다. 50세 이후 연봉이 그 이전보다 38% 더 높기 때문이다. 시니어는 그만큼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게 특징이다.



 올해 박람회에는 건강과 관광·문화·고용·정보통신(IT) 등 300여 업체가 참가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후지쓰가 노인용 전화기 터치폰을 선보였다. 소니는 노인이 음악을 불법으로 내려받지 않는 모범 고객층이라며 참가했다. 관람객은 4만5000여 명. 정보를 제공하는 부스와 워크숍·아틀리에가 마련되고 보건·의학 등을 주제로 토론회도 50개쯤 열렸다. 1998년 박람회가 생긴 이래 아직까지 한국은 참가하지 않았다. 내년에는 기아자동차가 노년층이 선호하는 작은 차나 손자·손녀와 짐 싣기가 편한 승합차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소재 회장은 “올해는 관람객이 배움의 여행을 추구하고 구호 활동에 아주 관심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둘째는 사우나·수지침 등 건강·웰빙, 셋째는 박물관 패키지 여행상품 등 문화적인 것, 넷째는 일자리로 나타났다.



 프랑스의 실버산업은 현재 노인 용품과 가정 도우미 서비스, 노인을 지켜보는 감시카메라 등 IT 분야 등이 활발한 편이다. 관광산업은 55%가 노인이 차지할 만큼 주요 고객층이다.



 올해로 8년째 시니어 박람회를 개최한 그는 앞으로 유망 분야를 묻는 질문에 “아마도 노인 도우미 서비스가 아니겠느냐”고 내다봤다. 프랑스의 경우 지금은 소규모 기업이 참여해 노인주거로봇 등을 개발하고 있는데 자금 부족 등으로 큰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발이 이뤄지면 결국 실버에 관심 있는 대기업이 기술을 사가지 않을까 하고 전망했다.



파리=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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