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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탐내던 이베이 창업자 새 매체 창간

중앙일보 2013.10.18 01:13 종합 23면 지면보기
오미디야(左), 그린월드(右)
또 한 명의 벤처 갑부가 미디어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eBay)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피에르 오미디야(46)가 2억5000만 달러(약 2670억원)를 투자해 독립 언론사를 창간한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베저스의 WP 인수액만큼 투자
스노든 특종 가디언 기자 합류

오미디야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창간 파트너도 화제다. 미 국가안보국(NSA) 직원 출신 에드워드 스노든의 제보로 NSA의 전 방위 정보수집을 폭로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글렌 그린월드(46) 기자다. 그린월드는 전날 “일생일대의 기회를 제안받았다”며 가디언을 떠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오미디야의 새 매체에서 일하는 게 밝혀졌다. 오미디야는 보도자료에서 “아주 초기 단계라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어떤 매체를 창간하게 될지 모른다”면서도 “독립 저널리스트들에게 온라인 활동 공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월드 외에도 그와 함께 NSA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다큐멘터리 제작자 로라 포이트라스와 프리랜서 언론인 제러미 스카힐도 새 매체에 합류한다. 오미디야는 매체의 목표가 “주류 독자들을 참여하는 시민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태생의 이란계 미국인인 오미디야는 1995년 이베이를 창업했다. 개인자산 85억 달러(약 9조312억원)로 미국 개인부자 순위 47위, 세계 부자 순위 123위에 올라있다(포브스 집계). 10년 전 이베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선투자기관 오미디야 네트워크에 주력하고 있다. 평소 언론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 워싱턴 지역 온라인매체 백펜스를 후원하기도 했고 2010년 하와이에서 ‘호놀룰루 시빌 비트’라는 탐사보도 매체를 창간해 현재도 운영 중이다.



 특히 지난여름엔 워싱턴포스트(WP)를 인수할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WP는 당시 아마존 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저스(49)에게 2억5000만 달러에 매각됐다. 오미디야가 새 매체 투자금으로 산정한 액수와 같다.



 앞서 지난 8월엔 미 프로야구팀 보스턴 레드삭스의 구단주이자 헤지펀드 자산가인 존 헨리(63)가 유력 일간지 보스턴글로브를 7000만 달러에 매입했다. 세계적인 투자 귀재 워런 버핏(83)은 최근까지 63개의 일간 및 주간지를 사들였다.



 이와 관련, 매체 비즈니스 전문가 릭 에드먼즈는 “신문사 가격이 급락해 헐값에 살 수 있는 데다 온라인 운영비도 크게 줄어든 게 이들 신흥 갑부들을 유인하는 이유”라면서 “수익을 떠나 저널리즘이 지켜야 할 민주주의적 가치를 이들은 높이 평가한다”고 WP에 말했다. 돈은 벌 만큼 번 갑부들이 언론을 통한 시민 의무를 추구한다는 설명이다. 뉴욕대 언론대학원 제이 로센 교수의 블로그에 따르면 오미디야도 NSA 파문을 통해 “세계 언론 자유가 위협받는 현실이 새 매체를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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