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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사이시옷

중앙일보 2013.10.18 00:29 경제 10면 지면보기
사이시옷을 보통 사람들이 규정에 맞춰 쓰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글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사전을 뒤적여보고 규정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때가 종종 있다. 사이시옷을 받쳐 적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우선 순우리말로 된 합성어이거나 순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합성어 중 다음과 같은 경우에 사이시옷을 붙인다.



 첫째는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경우다. 나뭇가지[나무까지], 머릿기름[머리끼름], 귓병[귀뼝], 전셋집[전세찝]이 그런 사례다. 둘째는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는 경우다. 잇몸[인몸], 제삿날[제산날]을 예로 들 수 있다. 셋째는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 ㄴ’이 덧나는 경우다. 깻잎[깬닙], 베갯잇[베갠닏], 예삿일[예:산닐], 훗일[훈:닐] 같은 단어들이다.



 ‘한자어와 한자어’로 이루어진 합성어는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지만 두 음절로 된 한자어 6개, 즉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는 예외이므로 기억해 두어야 한다.



 사이시옷을 붙이는 기준을 발음으로 하다 보니 등굣길, 하굣길처럼 글자 모양이 어색한 것도 적지 않고 자연과학이나 전문 분야에서 불편을 겪기도 한다. 꼭짓점, 최댓값, 최솟값, 근삿값 등의 수학 용어의 경우 ‘꼭지’ ‘최대’ ‘최소’ ‘근사’의 형태를 살려 꼭지점, 최대값, 최소값, 근사값으로 하는 것이 의미 인식이 편하다. 동식물 분류의 경우에는 메기목, 메깃과처럼 분류 단위 앞의 동식물명이 달라지기도 한다. 더구나 영문 등을 병기할 경우 메깃(catfish)과가 되어 ‘메깃=catfish’가 돼버린다. 우리가 몸에 좋다고 갈아서 먹는 참마는 ‘맛과’에 속한다. ‘맛과’에서 참마를 상상하기가 어디 쉬운가.



 다음 맞춤법 개정 때는 사람들이 좀 더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북한에서는 서로 혼동될 우려가 있는 단어 외에는 사이시옷을 넣지 않는다. 우리도 이런 것을 참고로 할 수 있지 않을까.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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