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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번 가봐요] 태조산 공원

중앙일보 2013.10.18 00:20 6면
1 태조산 공원 내 잔디광장.


천안시 동남구 유량동의 태조산 공원은 태조산 기슭에 안온하게 자리 잡은 56만7674㎡의 너른 공원이다.

수양버들 낭창낭창 늘어진 태조호, 산책로 걷다보면 가을 정취에 푹~~
1987년 조성된 자연 공원, 인조축구장·주말농장 갖춰
18점 조각 작품 전시도, 트레킹·산책·산림욕 한번에



1987년에 조성된 자연 공원으로 천안삼거리 공원과 함께 천안시민의 대표적인 문화·휴식 공간으로 사랑 받고 있다. 태조산은 고려 태조 왕건이 이 산의 서쪽 기슭에서 군사를 양병한 것이 유래가 되어 이름 붙여진 산이다. 주차장을 경계로 위쪽은 태조산 근린 공원, 주차장 아래 관리사무소 일대 태조호가 있고 조각공원에는 태조산 청소년 수련관이 자리하고 있다. 도시계획시설상 구분돼 있지만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전체를 태조산 공원으로 칭하고 있다. 시민들의 심신단련을 위해 야영장과 인조잔디 축구장, 체력단련시설, 테니스장을 갖췄으며 야외공연장, 전망대, 연못, 산책로, 등산로가 연결되어 있다.



 청소년 수련관 입구 초입으로 들어가면 호수 건너 멀리 정자의 고즈넉한 풍경을 만나게 된다. 아름드리 나무들로 둘러 쌓인 잔디광장과 태조호가 대조를 이루며 눈앞에 펼쳐진다. 수양버들 여린 가지가 낭창낭창 늘어진 태조호의 산책로부터 슬슬 걸어가 보자.



2, 3, 태조산 조각공원 내 자리잡고 있는 여러 조각 작품들. 4 볼거리 전시장에 전시된 천안함과 제트기 모형.


 호수를 향해 길게 늘어선 버드나무는 바람이 불 때마다 잠시 쉬어가라는 듯 가지를 흔들고, 지난여름 호수를 아름답게 수놓았을 수련 잎도 어느새 가을빛으로 물들고 있다. 다양한 모습으로 심심치 않게 시선을 끄는 조각 작품들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간간히 수면 위로 떠오르는 물고기의 첨벙거리는 소리가 고요한 호수의 정적을 깨운다.



느린 보폭으로 산책로를 걷다 보면 천안도시농업연구회와 올리브주말농장이 시민들에게 분양한 주말농장을 볼 수 있다. 공원 한 귀퉁이의 빈 땅을 잘 정돈해 부지런한 손길로 가꿔진 밭을 보면 마음은 어느덧 가을 들판처럼 풍요로워진다. 따사롭다 못해 뜨거워지는 한낮의 햇살을 피해 산그늘 아래 돗자리를 펼치거나 간이 텐트를 치고 도시락을 먹는 나들이 객의 모습에서 한껏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6 태조산 조각공원 내 자리잡고 있는 조각 작품.
 조각 공원에 전시된 조각 작품 18점은 일상과 미술작품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친근하고 편안한 쉼터를 함께 제공한다. 미술이 자연과 만나고 산책로와 숲으로 연결되어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공원을 거닐며 드문드문 심심찮게 놓인 체육시설을 이용하며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너른 잔디광장에서는 비누방울 놀이를 하는 유아들부터 자녀들과 공놀이를 하는 아빠들, 부메랑을 던지고 뛰어다니는 아이들, 무수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연인들의 웃음이 햇살처럼 번진다. 잔디 광장 너머 멀리 병풍처럼 둘러 싼 태조산의 풍광을 감상하며 산책로를 걷다 보면 가을의 낭만을 온몸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주차장 위 공원의 안쪽에는 크게 천안인의 상, 볼거리 전시장, 인공 암벽장과 인조잔디 운동장이 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장렬히 순국한 호국영령들을 모신 ‘천안인의 상’ 조형물이 자리 잡고 있으며, 볼거리 전시장도 눈길을 끈다. 호국충절의 고장답게 후손들에게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일깨워 주기 충분한 전시장의 모습을 갖췄다. 실물크기의 약 7분의1크기인 길이 12.6m, 폭 1.4m, 높이 3.57m 크기로 제작된 천안함의 모형과 함께 전투기를 포함한 9종의 군 장비 시설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우리 군이 보유한 유일한 가솔린 전차부터 포착이 어려운 표적의 위치를 알려주었다는 전술 통제기, 자주포와 한 조를 이뤄 운영됐다는 탄약운반 장갑차 등 퇴역 군 장비들이다. 장난감 탱크와 모형 전투기를 가지고 놀던 어린 남자아이들의 관심과 호기심이 증폭되는 장소다.



천안함 모형의 앞에는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순직한 천안함 46용사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장병들의 희생을 되새기며 한 명 한 명 이름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가슴이 숙연해진다.



5 태조산 공원 잔디광장 인근에 위치한 태조호 전경.


 가을바람의 속삭임을 들으며 태조산 ‘솔바람 길’을 산책해도 좋을 듯싶다. 등산객들에게 쾌적한 산행을 제공할 수 있도록 태조산 공원의 등산로인 동남구 유량동부터 안서동을 잇는 5.2㎞구간을 정비해 조성된 길이다. 청송사↔제1팔각정↔해맞이광장↔구름다리↔성불사↔대머리바위↔유왕골↔각원사까지 이어진 산책로와 연계한 트레킹코스로 산책과 명상, 여유로운 삼림욕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어디로 가든 좋은 계절이다. 유난히 높고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바람소리마저 경쾌한 10월에는 가까운 태조산 공원의 너른 품에 안겨 자연이 선물한 가을의 빛깔과 향기를 온 몸으로 느껴보자. 살랑거리는 바람을 옆구리에 끼고 조금씩 짙어가는 가을 속으로 천천히 걸어가 보자.







글·사진=홍정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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