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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 첫 '국민검사' … 불완전판매 피해 구제 길 열리나

중앙일보 2013.10.16 00:54 경제 4면 지면보기
검찰이 동양그룹의 사기성 회사채·기업어음(CP) 발행 및 법정관리 신청 의혹과 관련해 15일 오전 동양그룹 계열사들을 압수수색했다. 금융감독원은 개인투자자가 입은 피해를 규명하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국민검사를 시행키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압수수색에 나선 서울 을지로2가 동양증권 본점 건물 안에서 직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금융감독원이 15일 동양증권의 채권 불완전판매에 대한 국민검사청구를 받아들였다. 피해신고가 1만5000건에 달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전면적인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이 청구를 수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 심의위 만장일치로 수용
검사 인력 확충 특별검사반 가동
청구인 600명 전수조사 하기로



 금감원은 이날 국민검사청구심의위원회를 열어 피해자 600명이 요청한 ‘동양증권 불완전판매 국민검사청구’ 안건을 논의한 결과 참석 위원 6명 전원이 수용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검사 인력을 대폭 확충해 불완전판매 전담 특별 검사반(가칭 국민검사반)을 구성한 뒤 본격적인 피해 사례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금감원은 “다수의 피해자가 구체적인 피해사실을 제기하고 있는 데다 대부분이 개인투자자인 점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우선 국민검사를 청구한 600명의 피해자를 전수조사해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큰 사례를 추출하기로 했다. 그런 다음 이들을 표본으로 삼아 불완전판매 신고센터에 접수된 1만4564명(14일 현재) 중 비슷한 사례들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표본집단을 통해 전체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일종의 여론조사 방식과 비슷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화통화만으로 투자한 사례나 위험설명이 누락된 투자계약서에 사인을 한 사례, 원리금을 보장한 녹취록이 있는 게 대표적인 불완전판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피해자 중 상당수가 가족단위여서 실제 조사 대상이 크게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부모가 자식 명의로, 남편이 부인 명의로 투자한 사례가 꽤 있다는 것이다. 10년간 자녀에게 원금 3000만원(미성년자 1500만원), 부부 간 6억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족 명의로 분산해 채권에 돈을 넣었을 거라는 게 금감원의 추정이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금감원이 국민검사청구의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며 “4만 명이 넘는 개인투자자를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청구서를 접수한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금감원이 동양증권에 대해 무기한 특별검사를 하는데도 국민검사를 청구한 이유는 개인투자자 사례를 일일이 조사해 달라는 의미”라며 “겨우 600명 표본조사를 하면서 국민검사청구를 수용했다고 하는 건 금감원의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원은 다음주 중 3000명가량의 피해자를 모아 추가로 국민검사청구를 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신속하고 정확한 검사를 위한 조치”라며 “표본조사만으로도 충분히 전수조사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올해 말까지 피해 사례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가린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이르면 그때까지 동양그룹 5개 계열사의 법정관리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이와는 별도로 동양그룹 계열사 간 자금거래를 살펴보는 검사반도 운영한다.



피해자들이 동양그룹의 기업어음(CP)·회사채 발행·유통 과정에서의 불법행위 여부와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한편 금감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달 동양그룹의 현재현 회장, 이혜경 부회장,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이 최수현 금감원장을 찾아와 산업은행 등을 통한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 원장은 투자자 한 사람이라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고, 동양그룹·대주주가 책임을 지고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문하는 한편 오너가 모든 것을 내려놓을 것을 요구했다”며 “이런 요건을 충족한다면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호창(무소속) 의원이 “법정관리 직전 최 원장이 현 회장 등을 만난 이유를 밝히라”는 국정감사 자료를 낸 데 따른 것이다.



이태경 기자



국민검사청구 금융회사의 부당 행위로 피해를 본 투자자(200명 이상)가 사실 규명을 원하는 내용과 대상을 직접 정해 금감원에 검사를 요청하는 제도다. 지난 5월 금감원이 검사 결과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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