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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광고·검색 구분하라" … 권고만으로 지켜질까

중앙일보 2013.10.05 01:12 종합 8면 지면보기
미래창조과학부가 4일 처음으로 인터넷 포털 검색서비스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네이버 등의 독과점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를 지키지 않는다고 불이익을 받지도 않는 데다 두루뭉술한 방향성만 제시하는 데 그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효성 없는 미래부 가이드라인
미·유럽선 색깔·글자크기·위치로
광고와 검색 확실히 구별되지만
정부안은 두루뭉술 원칙만 제시

 미래부의 ‘인터넷 검색서비스 발전을 위한 권고안’은 ▶검색서비스 제공기준 ▶민원 처리 ▶상생협력 ▶정책자문기구 구성·운영 등의 내용을 담았다. 학계·업계 인사가 참여해 만든 권고안에 따르면 검색 사업자는 검색 결과와 순위를 결정하는 주요 원칙, 자사·제휴·유사 서비스에 대한 처리 원칙 등을 알기 쉽게 공개해야 한다. 또 이용자의 혼란을 막기 위해 검색 결과와 광고를 명확히 구분하도록 했다. 검색 결과를 보여줄 때는 원칙적으로 콘텐트 제공자의 원본부터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원처리 전담 창구 운영도 명시했다.





 그러나 이 권고안은 미국·유럽에 비하면 구체성이 떨어진다. 권고안은 ‘광고와 그 외 검색 결과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만 적시했다. 반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지침은 ‘광고는 바탕색을 더 진하게 하거나, 아예 테두리를 만들어 확실히 구분 짓고, ‘광고’라는 문구는 더 크고 잘 보이게 적으라’고 세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광고’ 표기를 해야 하는 위치까지 지정하고 있다. ‘광고’라는 표현 외에 이용자가 헛갈릴 수 있는 모호한 표현을 아예 쓸 수 없다. 유럽연합(EU)은 구글이 돈을 내지 않은 정보를 불리하게 배치한 혐의에 대해 반(反)독점 위반 혐의 조사를 벌였다.



 게다가 미래부의 권고안은 자율 준수 사항이다. ‘인터넷 콘텐츠의 원본을 우선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조항처럼 말 그대로 노력에서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포털이 검색 결과 순서를 의도적으로 바꾸거나 조작하는 것에 대한 내용도 빠져 있다. 남승용 미디어미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네이버 등이 자사 서비스를 우선 노출하는 식의 조작을 해도 이를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결국 업계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업계의 상생을 위한 내용도 추상적이란 비판이 나온다. 미래부는 중소사업자의 아이디어를 보호·활용하는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권고안의 이행과 서비스 발전 등을 연구할 정책자문기구를 만들도록 권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벤처업체 대표는 “말로만 상생을 외치는 문제를 개선하려면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담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이상승(경제학과) 교수는 “이대로라면 중소·벤처기업의 피해가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털 규제 법안을 발의한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권고안은 본질적인 해결 방안이 아니다”며 “불공정 행위를 법으로 근절하는 것만이 인터넷 산업 전체가 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불법·음란 콘텐트에 대한 규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소관사항이라 이번 권고안에 담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송경희 미래부 인터넷정책과장은 “모든 것을 일시에 규제하면 중소·신규 사업자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다”며 “해외 규제, 이용자 요구, 사업자의 권고안 이행 상황 등을 고려해 입법화하는 방안도 연구하겠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권고안에 따라 검색 결과와 광고를 분리하는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경진·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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