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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다 노벨상] Q 스티븐 호킹 우주론은 왜 노벨상 못 받나

중앙일보 2013.10.05 00:52 종합 15면 지면보기
지난 7월 1일(현지시간) 독일 린다우시에서 열린 ‘제63회 린다우 노벨상 수상자 미팅’ 과학 조찬회(위). ‘한국의 날’ 만찬 중 한국과학기술 한림원에서 선발된 젊은 연구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아래). [사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영국의 스티븐 호킹 박사는 현존하는 최고의 이론물리학자로 통한다. 우주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한걸음 크게 다가간 우주론의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노벨상과 인연이 없다. 일반인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노벨상 심사 원칙을 고려하면 호킹이 노벨상을 못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과학계의 평가다. 전승준(고려대·물리화학) 교수는 “호킹의 이론을 검증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 노벨재단 "검증 방법 없어 우리도 아쉽다"

 노벨재단은 검증되지 않는 이론에는 상을 주지 않는다. 노벨재단은 호킹에게 상을 주지 않는 이유에 대해 “우리도 아쉽다. 호킹 박사의 이론을 검증할 방법이 생기길 우리도 희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론이 실제 검증으로 이어지면 노벨상의 유력 후보자가 될 수 있다. 예컨대 호킹은 힉스 입자가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지만 지난해 힉스 입자가 발견됐다. 그러자 호킹은 “힉스 입자를 처음 이론화한 피터 힉스 영국 에든버러대 명예교수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의 수상자 선정은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가 주관한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420명의 국내 회원과 175명의 외국인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2011년 기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곳은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연구소다.



 노벨상 심사는 노벨재단이 매년 9월 추천의뢰서를 보내는 것에서 시작된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나오기도 전에 내년도 수상자 심사가 시작된 셈이다. 세계 각국의 100곳 이상 대학과 연구기관의 전문가에게 후보자 추천을 요청한다.



한 번 노벨상을 받으면 사망할 때까지 후보 추천 자격을 갖는다. 노벨재단은 매년 약 3000장의 추천의뢰서를 보낸다. 추천 마감은 보통 1월 말이다. 대체로 발송된 추천의뢰서 중 10∼20%(300∼600장)만 노벨재단에 접수된다고 한다.



 노벨상 심사위원회는 5월 말까지 그해에 시상할 가장 적합한 분야 5∼6개를 결정한다. 이후 9월 말까지 해당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과 업적에 대한 목록을 작성한다. 수상 후보자는 분야별로 최대 3명으로 압축한다. 최종 결정은 노벨상 심사위원회의 투표에 의해 다수결로 이뤄진다. 수상자는 10월 초에 발표하고 시상식은 노벨이 숨진 날인 12월 10일 연다.



 노벨상은 젊을 때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고 이후 수십 년간 그 분야를 대표했던 학자에게 돌아가기 쉽다. 201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영국의 생리학자 로버트 에드워즈 박사가 좋은 예다. 그는 1950년대부터 체외수정을 연구했고 68년 실험실에서 사람 난자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78년 7월 25일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인 루이스 브라운의 탄생에도 기여했다. 브라운 이후 전 세계적으로 500만 명 이상의 시험관 아기가 태어났다. 에드워즈 박사가 노벨상을 받은 것은 시험관 아기가 탄생한 지 32년 만이었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시누시 박사와 몽타니에 박사는 83년 세계 최초로 에이즈바이러스(HIV)를 혈액에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것은 25년 뒤인 2008년이었다.



 지난해 10월 세계적 의학전문지인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는 노벨상과 관련해 흥미로운 논문이 게재됐다.



초콜릿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인구 대비 노벨상 수상자도 많아진다는 연구 결과였다. 미국 세인트루크·루스벨트 병원의 프란츠 메세를리 박사는 세계 23개국을 분석한 결과 초콜릿 섭취량이 많은 국가일수록 노벨상 수상자가 많아지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국가의 초콜릿 섭취량을 인구 대비 노벨상 수상 횟수와 비교분석한 결과다. 그는 코코아에 함유된 항산화 물질인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인지능력 개선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이 연구를 착안했다.



 초콜릿 섭취량이 많은 국가로는 스위스가 단연 선두다. 인구 800만 명에 불과한 스위스는 총 2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국가별 초콜릿 섭취량 순위에서 중간쯤인 미국은 연간 1억2500만㎏의 초콜릿을 더 먹어야 노벨상 수상자를 한 명 더 배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국가의 경제 수준이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초콜릿과 노벨상 사이의 상관관계를 찾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200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미국의 물리학자 에릭 코넬은 “국가별 초콜릿 섭취량은 국가의 경제 수준과 연관이 있고 높은 수준의 연구 성과는 곧 부와 연결된다”며 “초콜릿과 연구 성과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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