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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온라인 구설 연예인 '태도논란'이 불편한 이유

중앙일보 2013.10.05 00:35 종합 31면 지면보기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최근 연예인들이 온라인 구설에 휘말리는 새로운 방식이 하나 추가됐다. 이른바 ‘태도논란’이다.



 탤런트 한지혜는 SBS ‘힐링캠프’ 출연 후 ‘태도논란’에 휘말렸다. 오프닝에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든지, 세 살 위인 성유리에게 반말을 했다든지 하는 것이다. 급기야 “제작진과 협의한 컨셉트였다.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고 해명과 사과를 했다. 영상을 찾아봤더니, 자신감 넘치는 태도가 튀었다면 튀었을 뿐 딱히 문제 삼을 게 없었다.



 ‘라디오 스타’ MC들의 질문 공세에 생수병을 ‘던졌다’는 카라의 구하라, 눈물을 보인 강지영도 마찬가지다. 에프엑스 설리는 행사에서 춤을 건성으로 췄다거나 순위 프로그램에서 1등을 했는데도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며 문제가 됐다. 사인회에서 정색을 했다고 지적받은 씨스타 효린도 있다.



 여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일단 남자 연예인보다 여자 연예인이 압도적으로 많다. 국민MC 유재석이 택시기사와 얘기를 나누며 주머니에 손을 넣은 ‘건방진’ 자세를 취했다는 것 정도가 예외다. 아마도 여자 연예인들이 남자 연예인보다 ‘네가지’가 없어서라기보다는, 여자 연예인들에게 상대적으로 ‘네가지’를 강하게 요청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네가지’가 없다든지, 프로의식이 없다는 것은 또 무슨 말일까? 매사 예의 바르고 겸손하며, 충실한 팬서비스 정신을 보이라는 것이다. ‘몸관리’도 요구된다. 몸이 조금만 불어도, 프로답지 못하다며 ‘관리부족 논란’이 나온다. 말하자면 여자 연예인은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며 365일 고객님을 사랑해야만 하는 ‘감정노동자’이면서, 화장품 매장 직원이 완벽한 피부 상태를 가꿔야 하는 것처럼 관리된 몸을 유지해야 하는 ‘미적 노동자’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사회에서 ‘감정노동자’만 한 약자들도 없다. 주로 여성들인 감정노동자들은, 고객응대를 위해 인간의 가장 내밀한 영역인 감정을 강요받는다. 고객님을 사랑하고, 항상 미소 짓고, ‘고객님, ○○하고 가실게요’ 극존칭을 남발하기도 한다. 만에 하나 삐끗하면, 신문지로 두들겨 맞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여기에 한국의 여자 연예인은 ‘집단분풀이 대상자’라는 지위도 부여받는다. 그녀들의 사소한 동작과 실수들은, 사회적 좌절감과 공격성이 넘쳐나는 인터넷 공간에서 좋은 먹잇감이다.



 태도논란은 항상 시청자에 대한 사과로 마무리된다.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가 모범답안이다. 사실 반말이나 건방진 태도가 문제라면, 당한 상대가 문제지 시청자가 불편할 이유는 없다. 진짜 불편한 것은, 이런 논란거리도 아닌 것들이 인터넷을 싹쓸이하며 사회적 논란으로 ‘등극’하는 사회 분위기다.



양성희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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