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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한글이 없었다면 남·북의 말은 어찌 됐을까

중앙일보 2013.10.05 00:12 종합 24면 지면보기


훈민정음

테마 읽기| '한글'

김주원 지음

민음사, 296쪽, 1만8000원



한글 이야기 1, 2

홍윤표 지음, 태학사

1권 340쪽, 1만8000원 2권 388쪽, 2만원



한글 만세,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

이상각 지음, 유리창, 320쪽, 1만5000원




23년 만에 다시 공휴일로 지정된 한글날 덕일까. 한글 반포 567주년을 맞는 올해, 한글을 주제로 한 책 출간이 늘었다. 왜 한글이 민족적 자긍심의 원천인지 생각하는 날이 됐으면 하는 전문가들 마음이 읽힌다.



 김주원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가 쓴 『훈민정음』은 말과 글, 언어와 문자, 한국어와 한글을 구별해 쓰지 않아 벌어지는 한글에 대한 세 가지 오해를 책머리에 실어 막연히 자랑하고 있는 한글을 정확하게 이해하자고 제안한다.



 세종(1397~1450)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목적은 한자음의 정비와 백성에 대한 교화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백성이 자신의 뜻을 펼 수 있도록 글자를 만들어 주겠다는 애민(愛民) 정신의 발로였음을 강조한다.



 홍윤표 국립한글박물관 개관위원장이 펴낸 『한글 이야기』는 제1권 한글의 역사, 제2권 한글과 문화로 나눠 600년 가까이 이어져온 한글을 우리 생활과 연결해 설명했다. 한글을 국어 연구의 자료로만 보지 말고 우리 생활사 자료로 들여다보면 한글의 보다 다양한 면을 발견할 수 있다고 흥미를 돋운다. “우리나라의 옛 그림 속에 한글이 쓰인 것도 있을까요?”처럼 대화체로 서술해 편하게 읽을 수 있다.



 특히 제2권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드러나는 한글의 활용 예를 제시한 대목이 재미있다. 버선본에 쓰인 한글, 한글 ‘습례국’ 유물 소개 등은 그만큼 우리 생활 속에 한글이 깊숙이 들어와 있었음을 예증한다.



 『한글만세,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은 일제강점기에 우리말과 글을 지키려 목숨 바쳐 싸운 사람들 이야기다. 역사저술가인 이상각씨는 1942~43년 일어난 조선어학회 사건을 중심으로 왜 말글 수호 투쟁이 가장 성공적이고 빛나는 독립운동이었는가를 고증한다.



 ‘정음’ ‘언문’ ‘암클’ 등으로 불리다가 1910년 주시경(1876~1914) 선생에 의해 ‘한글’로 다시 태어난 훈민정음이 어떻게 겨레의 얼을 지키는 고갱이가 되었는가 인물 중심으로 따라간 흔적이 소설처럼 흥미롭다. 이씨는 “두 동강 난 민족의 허리를 버텨주고 있는 것은 한글”이라고 말한다. 책 말미에 부록으로 조선어학회 사건 33인의 짧은 전기가 붙어있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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