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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장 공백기에도 검찰독립 확고히 지켜져야

중앙일보 2013.10.05 00:02 종합 30면 지면보기
채동욱 전 검찰총장 퇴임으로 검찰이 리더십 공백에 들어갔다. 검찰 조직을 바르게 이끌 총장감을 고르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특히 새 총장이 임명되기 전까지도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중단돼서는 안 될 것이다.



 채 전 총장은 지난달 30일 ‘혼외(婚外)아들’ 의혹 속에 퇴임식을 가진 뒤 물러났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총장 인선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미 검찰 안팎에선 새 총장 인선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총장의 연소화(年少化)를 막기 위해 외부 인사를 영입할 것”이란 관측과 “인사청문회 통과를 위해 내부 인사를 발탁할 것”이란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청와대의 의중이 어느 쪽이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청와대 의중이 아니라 총장후보추천위 심사 과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검찰총장은 후보추천위가 추천한 인물로 임명하되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사람은 임명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추천위가 어떤 기준을 갖고 추천 대상을 선정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채 전 총장 사퇴를 두고 ‘찍어내기’ 논란이 거셌던 만큼 검찰의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인물이 추천돼야 한다. 사생활에서도 한 점 의혹이 있어선 안 된다.



 나아가 검찰은 새 총장 임명 때까지 진행 중인 수사를 놓고 잡음과 시비가 생기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과도기를 틈타 정치권의 입김이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선 검찰의 울타리 역할을 해줄 총장이 없는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길태기 총장직무대행을 비롯한 검찰 지휘부는 경각심을 갖고 조직 관리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다시 검찰 간부들 사이에 정치적 줄서기 움직임이 시작되고 ‘정치검찰’ 행태가 반복된다면 ‘정권의 시종’이란 오명을 벗을 수 없다. 청와대와 정치권은 국민이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고 있음을 유념해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체의 언행을 자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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