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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최대 수심 5~6m 되도록 굴착 MB가 직접 지시"

중앙일보 2013.10.03 01:12 종합 4면 지면보기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 강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심 5~6m를 확보하라고 직접 지시한 내용이 들어 있는 국토해양부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 민주당 ‘4대강 불법비리 진상조사위원회’ 소속 이미경·임내현·윤후덕·박수현 의원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민주당, 국토부 내부문건 공개

 문건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12월 2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과 6개 부처 실·국장이 참석한 자리에서 “4대 강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이 5~6m가 되도록 굴착하라”고 말했다. 또 2009년 2월 16일 대통령비서실장과 국정기획 비서관, 국토부 장·차관, 4대강기획단장이 참석한 자리에선 “하상준설(최소 수심)은 3~4m 수준으로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2009년 2월 8일 국토부 ‘4대강 살리기 기획단’이 만든 자료엔 ‘선박 운항에 요구되는 수심(3m 내외)과 수로 폭(50~100m)을 확보하라’고 돼 있다. 뱃길 복원과 유람선 운항에 필요한 수심 유지를 위해 보를 건설할 필요성도 언급됐다. 참고 사례론 독일 RMD(라인 강 운하) 운하가 등장한다. 이 전 대통령은 2006년 10월 자신의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위해 독일 RMD 운하를 방문했었다. 기획단의 또 다른 ‘대외주의 문건’엔 ‘유람선 운행을 위해 계획 중인 보에 갑문을 설치하고 주요 도시에 선착장이 필요하다’면서 ‘보의 위치, 준설 등은 추후 운하 추진에 지장이 없도록 계획하라’고 명시돼 있다.



 이미경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수심까지 직접 지시한 건 유람선이 다닐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라며 “언제든 대운하로 전환할 수 있게 해놓고 국민들에겐 속이고 감춘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공개된 문건이) 외부에서 유출된 것 같은데 문건 자체는 사실”이라며 “그러나 운하를 하려고 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명박계인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수심을 5~6m가 되도록 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해도 그 자체만으로 대운하 사전작업이라 해석하는 건 무리고 너무나 정치적”이라며 “대운하는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터널 등이 필요한데 4대 강은 대운하와는 질적으로 다른 공사였다”고 말했다.



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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