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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죄송" 발언에 여야 공방

중앙일보 2013.09.27 00:53 종합 2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가 끝난 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기초연금과 관련해 “어르신들 모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가 생겨 죄송한 마음입니다”라고 말했다. [최승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기초노령연금 공약의 수정을 공식화하면서 복지 축소 논란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도 거세졌다.

"경기 나빠 세수 부족" … "부자감세 없애 돈 확보"



 ◆“대국민 사과 담화 있어야” vs "유감 표명”=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사과 형식을 문제 삼았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무회의에서 입장 표명을 할 게 아니라 직접적인 대국민 사과 담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배재정 대변인도 “언론은 ‘사실상 사과’라고 하지만 국민과의 약속을 못 지켜놓고 국무회의에서 ‘사실상 사과’를 하면 국민들께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비통한 심정으로 유감을 표명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사과의 형식과 내용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성태 의원은 “어찌됐든 공약이 후퇴한 건 사실”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사과를 명쾌히 밝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참 나쁜 대통령” vs “진솔하게 설명한 것”=민주당은 박 대통령이 국민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긴급성명을 내고 “오늘로서 박 대통령은 ‘약속과 신뢰의 정치인’이 아니라 ‘불통 대통령’ ‘거짓말 대통령’ ‘참 나쁜 대통령’이라는 것이 만천하에 밝혀졌다”고 비난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국민은 ‘우리가 알던 박근혜가 아니다’라며 배신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과거 ‘민주당 정부’ 시절의 공약 불이행 사례를 들며 “역대 민주당 출신 대통령의 공약 불이행을 되짚어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거짓말도 하지 않았고 국민을 속이지도 않았다. 오히려 국민께 진솔하게 사실을 설명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맞섰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의 “‘거짓말을 하려면 크게 해라. 계속 반복해라. 그럼 대중들이 믿는다’던 히틀러의 말이 생각날 정도”라는 발언엔 “민주당의 막말 본색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부자감세 90조원” vs “전 계층 세율인하”=기초노령연금 논란은 복지 재원 논쟁으로 옮아가고 있다. 민주당은 이명박정부의 부자감세를, 새누리당은 경기하락으로 인한 일시적인 세수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MB정부가 부자 위주로 깎아준 세금이 지난 5년간 90조원에 이른다. 복지국가로 나가려면 이런 부분을 과감히 고쳐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소득세율 인하는 부자만 한 게 아니라 전 계층에 대해 다 한 거고, 법인세도 대기업과 재벌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감세를 했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MB정부는 연소득 3억원 이상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을 기존 35%에서 38%로 3%포인트 높였다. 오히려 부자감세 혜택을 이전보다 줄였다.”



 ▶이용섭 의원=“연소득 3억원 이상의 근로자는 전체 근로소득 과세대상자 924만 명의 0.1%인 1만 명에 불과하다. 이는 세수 증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정치권의 논쟁에 대해 홍익대 김유찬(경영학) 교수는 “법인세 인하로 인한 세수 감소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복지국가를 지향한다면 지출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전반적으로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는 점을 국민에게 솔직히 얘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복지로 인해 생산가능 인구가 늘어나고, 이로 인해 복지지출이 세금으로 다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강인식·이소아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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