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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채동욱 총장 감찰, 법무장관이 잘한 것" … 김 대표 "초유의 검찰총장 몰아내기 … 문책해야"

중앙일보 2013.09.17 01:18 종합 1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3자회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이 회담을 마친 뒤 김 대표와 함께 사랑재를 나서고 있다. 1시간30여 분 동안 이어진 회담을 마친 후 김 대표는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할 말을 다 했지만 성과는 없었다”고 밝혔다. [최승식 기자]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를 놓고 박근혜 대통령과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정면으로 충돌해 정국이 더욱 꼬이고 있다. 박 대통령은 16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여야 3자회담에서 “사정기관의 총수라고 할 수 있는 검찰총장은 사생활과 관련된 도덕성 의혹이 제기되면 스스로 해명하고 진실을 밝힐 책임이 있다”며 “채 총장은 사표를 낼 게 아니라 의혹을 해소하는 데 적극 나서고 협력하는 게 도리였다”고 말했다.

성과 없이 끝난 3자회담



 박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검찰총장을 사상 초유의 방식으로 몰아낸 데 대해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 등 관계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렇게 답변했다고 회담에 배석했던 새누리당 여상규 대표비서실장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채 총장의 감찰을 지시한 것에 대해서도 “채 총장이 언론으로부터 제기된 의혹에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고 그 의혹들을 밝히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 마당에 법무부 장관이 감찰권을 행사한 것은 법적 근거를 갖고 있는 것이며 진실을 밝히자는 차원에서 잘한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신문에 난 소문 정도로 검찰총장을 감찰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지만 박 대통령은 “검찰총장이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 소송이나 제기하면서 그 판결이나 기다린다는 것은 너무나 안이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청와대가 채 총장을 몰아내려고 감찰을 지시했단 것은 전혀 근거 없는 정치선전에 불과하다”며 “고위 공직자로서 도덕성에 흠결이 없는 것으로 판명 나면 사표는 수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시간30분간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곳곳에서 부딪혔다. 국정원 여직원 댓글사건과 관련해 김 대표가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한 데 대해 대통령이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박 대통령은 “지금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할 순 없다”고 거절했다. 다만 박 대통령은 “댓글 의혹사건이 재판 결과 사실로 밝혀지면 법에 따른 문책이 있을 것이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정원 개혁방식과 관련해 김 대표는 “국회에 국정원 개혁특별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해 논의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지만 박 대통령은 “국정원 개혁안을 정부가 국회로 넘기면 국회에서 알아서 논의하면 될 것”이라고 말해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지금 국정원이 강도 높은 개혁안을 준비하고 있다. 국정원이 일절 민간이나 관에 출입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정치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점을 확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증세 문제에 대해 박 대통령은 고소득층과 법인세 증세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세출 구조조정과 비과세 축소로 복지재정을 마련하도록 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 공감대 아래서 증세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증세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김 대표는 “민주주의의 밤은 길어질 것 같다. 저는 옷을 갈아입고 다시 천막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해 민주당의 장외투쟁 47일 만에 성사된 여야 3자회담은 성과 없이 끝났다.



글=김정하·이윤석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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