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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낙마설 증폭 … 청와대 "보도 후 적법 감찰"

중앙일보 2013.09.17 01:07 종합 2면 지면보기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과 채 총장 사퇴 종용 과정에 청와대와 법무부가 개입했다는 이른바 ‘기획낙마설’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16일에는 소문과 루머로만 떠돌던 내용이 국회에서 공식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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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의 한 관계자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물러난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4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인사들과 서울 강남의 K일식집에서 만나 ‘채 총장 여자 문제를 조사해서 이중희 민정비서관에게 다 넘겼다’는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곽 전 수석이 이를 조선일보 측에 미리 알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확산됐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16일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곽 전 수석과 국정원 2차장이 채 총장을 사찰했다는 말들이 공공연하게 퍼졌다”고 의혹을 공식 제기했다. 그는 이어 “곽 전 수석 경질 후 (채 총장) 파일을 이중희 민정비서관에게 넘겼고, 이 비서관은 서울중앙지검 김광수 공안2부장과 이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대검도 이 무렵 청와대의 움직임을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채 총장이 지난 6일 혼외아들 의혹을 폭로하는 보도가 나오자 “검찰을 흔들려는 의도”라고 대응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한다.



 ‘혼외아들’ 의혹이 보도된 이후 청와대와 법무부가 채 총장에게 감찰을 받으라고 하거나 사퇴를 요구했다는 것도 기획낙마설의 한 축이다. 특히 홍경식 민정수석이 보도 이틀 뒤 채 총장을 만나 채 총장의 혼외아들을 낳았다는 임모(54)씨의 전화번호를 건네며 “직접 전화해서 사태를 빨리 해결하라”고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채 총장은 일부 측근과 상의한 뒤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조언에 따라 거절했다는 것이다. 또 채 총장과 임씨, 혼외아들이라는 채모(11)군의 혈액형을 들이대며 의혹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황교안 장관도 채 총장에게 여러 차례 “감찰을 받거나 조직을 위해 사퇴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채 총장의 한 측근은 “감찰을 받으라는 것은 사퇴하라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이미 통보했지만 지난 13일 일방적으로 감찰 지시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당사자인 곽 전 수석은 4일 인수위 참여 인사들과 만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장소도 틀리고 채 총장 여자 문제에 대해 발언한 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는 또 “민정수석에서 물러난 이후 언론사 사람들은 만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논란이 일자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홍보수석실을 통해 제기된 의혹을 반박했다. 한 관계자는 “채 총장 관련 파일을 인계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언론 보도 전에 전화로 알렸다고 하는 검사 있으면 한 명이라도 데리고 와라”고 장담했다. 민정수석실은 또 불법사찰 주장에 대해 “9월 6일 보도 이후 총장 개인뿐만 아니라 검찰의 명예와 신뢰, 정부 부담을 고려해 의혹에 대해 민정수석실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특별감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민정수석실 측은 특별감찰을 통해 어떤 자료를 확보하고 열람했는지에 대해선 함구했다.



 ◆기획낙마설 실체 검증 요구=청주지검 이진호(43·사법연수원 30기)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기획낙마설’의 실체를 검증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검사는 “동기는 ‘정치적인 이유의 불신임’, 목표는 ‘해임’, 모양새는 ‘임의사퇴’, 빌미는 ‘혼외아들’이었는데 그게 별 효과가 없자 감찰로 자진사퇴 형식의 해임 목표를 달성하려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이복현(41·32기) 검사도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위법한 방법을 통한 음해와 정보취득 등은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민정수석이 검찰총장 사생활 문제를 확인하도록 했고 ▶민정비서관이 일부 검사에게 관련 보도 내용을 미리 알렸고 ▶법무부는 총장 감찰 발표 당일까지 검토되지 않았다는 내용 등을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으로 꼽으면서다.



 그러나 대검의 한 간부는 “총장이 지나치게 청와대-법무부와 갈등 국면으로 끌고 가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최현철·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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