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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서 채 총장 혼외 아들 확인 법무부, 수사 가능성 비치며 압박

중앙선데이 2013.09.14 23:00 340호 1면 지면보기
청와대와 법무부는 채동욱(54)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을 ‘정황상 사실’이라고 판단한 뒤 황교안 법무장관 명의로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채 총장이 법무부 감찰 발표 한 시간 만에 전격 사퇴키로 결정한 중요한 배경 중 하나는 “법무부 감찰이 (검찰)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압박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청와대와 법무부·검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할 때 청와대 측은 지난 9일 조선일보의 의혹 보도와 관련해 채 총장이 “검찰을 흔들려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한 데 대해 불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언론 보도로 불거진 혼외 아들의 실재 여부가 사태의 핵심임에도 마치 국정원과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시각 때문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채 총장의 이런 발언은 결국 야당의 반발 등 정치적 논란을 촉발했고, 검찰 조직 전체를 공황상태로 빠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가 채 총장이 임모(54)씨와의 사이에 아들을 뒀으며, 언론의 취재가 계속되던 지난 8월 말 강남의 한 사립초등학교에 다니던 채모(11)군을 미국으로 보낸 것으로 파악했다고 한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8월 중순을 전후해 조선일보가 확인 요청을 해왔지만 대응을 하지 않았다”면서 “언론 보도 이후 정치적 논란이 거세지자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사실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민정수석실은 그동안 소문의 근거지로 알려진 채군의 학교 등에서 입수한 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혈액형 등을 파악했으며, 임씨 주변 인물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쪽에선 ‘채 총장이 혼외 아들을 둔 것 같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후 청와대는 채 총장의 미숙한 언론 대응이 검찰총장으로서의 리더십을 손상시킨 것으로 판단, 법무부를 통해 자진 사퇴를 종용하는 한편 민정수석실의 공직기강 감찰을 받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채 총장이 이를 거부하자 청와대 측은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한 다음날(12일)에 그동안의 조사 결과를 보고한 뒤 13일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조사라는 초강수를 뒀다는 것이다.

특히 법무부 측은 ‘본격적인 감찰 조사가 이뤄지고 이 과정에서 비리 사실이 드러날 경우 검찰 특별팀을 통해 수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감찰이 실시될 경우엔 ^채 총장과 임씨와의 관계 ^채 총장의 전화통화 및 금전거래 내역 ^임씨가 일부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또 임씨가 지난 4월 전셋집을 옮기면서 추가 비용으로 사용한 4억여원과 채군의 유학경비 내역 등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혼외 아들의 실재 여부를 파악한다는 방침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측은 설사 채 총장의 비위 사실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법무부 훈령 감찰규정(22조)에 근거해 “언론 등 사회적 관심이 집중돼 사생활 보호의 이익보다 국민의 알 권리 충족 등 공공의 이익이 현저히 크다고 판단될 경우 감찰 결과를 언론에 알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전달했다고 한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하지만 현직 검찰총장이라는 신분과 개인사로 고통을 겪었던 채 총장의 입장을 고려해 대외적으론 ‘감찰보다는 진상조사가 먼저’라며 퇴로를 열어주는 방식을 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감찰 방침을 전해들은 채 총장은 “검찰 조직의 동요를 막고, 조직의 안정을 꾀하기 위해 사퇴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혼외 아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사퇴했다.

한편 김윤상(44) 대검 감찰1과장은 “채 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 방침이 부당했다”며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또 박은재(46) 대검 미래기획단장은 황교안 법무장관의 감찰 지시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는 글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렸다.

채 총장 사의 표명 이후 서울서부지검 소속 평검사들이 집단 의견 표출을 한 데 이어 중간 간부급 검사들의 반발이 잇따르면서 이번 사태는 자칫 검찰 항명 파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관계기사 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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