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북한 핵활동 재개 의혹 … 압박만 부를 것

중앙일보 2013.09.14 00:30 종합 30면 지면보기
북한 영변 5㎿ 원자로에서 수증기가 발생하는 장면이 미국의 상업위성에 포착됐다. 이를 두고 미국의 한 전문가가 북한이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증거라고 주장함으로써 파문이 일고 있다. 북한의 핵활동 재개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 여러 건을 위반한 도발이 된다. 이에 따라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하는 중국의 입지가 크게 위축되는 한편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될 위험성이 커질 전망이다. 나아가 개성공단 재가동과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재개 협의 등 모처럼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는 남북 관계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다.



 미국 전문가의 주장을 놓고 미 정부는 ‘정보사항이어서 확인할 수 없다’는 등의 말로 사실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도 유사한 입장이다. 다만 우리 정부는 국방부 대변인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식으로 반응했다. 이와 관련, 북한이 지난 4월 핵활동 재개를 공식 천명한 이후 2008년 폭파된 원자로 냉각탑을 대신할 냉각펌프를 건설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여 왔다. 따라서 영변 5㎿ 원자로에서 수증기가 발생한 사실은 원자로 재가동의 증거라고 추정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사실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한층 강화돼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또 남북 관계 개선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하루빨리 진상을 밝혀야 한다. 핵활동을 재개했다면 신속히 중단해야 한다. 동시에 하루빨리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길 촉구한다. 이런 과정 없이 지금처럼 의혹만 커진다면 한반도 정세는 갈수록 악화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지난 5월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중국에 특사로 파견해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참여의사를 밝히는 등 대화 공세를 폈었다. 또 남북 대화에 적극 나서는 등 긴장 완화를 시도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국제사회의 압박을 경감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원자로를 재가동했다면 국제사회 압박이 줄어들기는커녕 한층 강화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