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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칼럼] 님비에 대처하는 자세

중앙일보 2013.09.14 00:29 종합 29면 지면보기
윤성연
숙명여대
글로벌협력전공 3학년
“참, 성연아. 당분간 서현역 다닐 때 조심하도록 해. 밤늦게 다니지 말고!” 일주일 전, 엄마께서 갑자기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나는 매일 지나치는 서현역인데 새삼스럽게 왜 그러시나 영문을 몰랐다. 그때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온 고등학생 동생이 거들었다. “엄마, 저도 들었어요! 요즘 학교에서도 그 이야기로 난리도 아니에요.”



 사연은 보도된 대로다. 경기도 성남·광주·하남 지역의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대상자 1500여 명을 관리하는 성남보호관찰소가 지난 4일 새벽 성남시 수진동에서 분당 서현역 근처로 기습 이전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영화관에 갔는데 옆에 문신과 전자발찌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 무서워서 바로 나왔다’ 같은 소문까지 돌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해 있었다.



 주민들은 곧바로 아이들과 주민 안전 위협을 이유로 농성을 시작했고 집회까지 열며 보호관찰소 이전 반대에 나섰다. 뉴스에 따르면 2000여 명이 넘는 주민이 주말 시위에 참여했다고 한다. 나는 이것이 교과서에서만 보던 지역이기주의, 님비(NIMBY : Not In My Back Yard) 현상인가 싶었다.



 보호관찰소는 범죄자들의 교화를 위해 우리 사회에 분명 필요한 시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우리 동네는 안 된다’는 주장은 지역이기주의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성남시도, 주민들도 모르게 ‘기습 이전’한 법무부가 오히려 주민들의 반발이 정당화될 수 있는 여지를 줬다. 또한 법무부가 잘못 끼운 첫 단추는 결과적으로 주민들에게 더 큰 불안감과 반발심을 일으켰다. 일단 들이밀고 보는 막무가내식 행정 전에, 인내심을 갖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주민들의 막연한 불안감과 우려를 덜기 위한 노력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법무부는 결국 닷새 만에 이전을 백지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일은 이렇게 일단락됐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아직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주민 반대로 이전 방침이 철회되는 선례를 남겼기 때문에 앞으로 이전 지역을 선정할 때는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지역이기주의는 없어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법무부의 비민주적 처사로 증대된 주민들의 불안은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인 만큼, 무작정 ‘지역이기주의’라고 손가락질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보호관찰소나 보호관찰 대상자에 관해 왜곡된 사실들을 바로잡고,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대상자들을 셔틀버스로 이송시킨다거나 순찰인력 확대를 약속하는 등의 노력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통해 이제라도 정부, 지자체, 주민은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 나가야 한다.



윤성연 숙명여대 글로벌협력전공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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