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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가슴 뭉클했던 세대 간 소통

중앙일보 2013.09.14 00:29 종합 29면 지면보기
내가 사는 대기리 마을은 강원도 백두대간 해발 700~1100m 고원지대에 위치한 오지 중의 오지다. 1960년대부터 척박한 산간을 일궈 고랭지 감자·배추 등을 재배하며 살아왔다. 2005년이 돼서야 정보화 마을로 선정돼 그나마 인터넷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어느 날 농협 대학생 홍보대사인 NH 영 서포터즈가 이 산골마을까지 찾아와 ‘농촌음악회’를 열겠다고 제안을 해왔다. 반갑기는 했지만 반신반의했다. 드디어 약속한 지난달 20일 귀엽고 풋풋한 대학생 30여 명이 살짝 긴장한 모습으로 열심히 준비한 노래와 춤 등 공연을 하나씩 진행해 나가자 한여름에도 서늘한 우리 마을은 어느새 흥겨운 젊음의 열기로 가득 찼다. 그동안 긴 가뭄 탓에 말라가는 배추와 감자 등을 바라보며 걱정으로 어두웠던 주민들의 얼굴에도 그 시간만큼은 모든 고난과 시름을 잊어버리고 오랜만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이들의 공연은 도시와 농촌, 젊은이와 노인 등 시간과 공간을 넘어 화합과 공감의 울림을 줬다.



 “농민을 위로해주는 젊은이들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졌던 시간이었다. 늘 보아왔던 산과 달, 계곡이지만 그날따라 대자연이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는 느낌을 받았을 정도였다. 농민들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주려고 대관령을 넘어 산골까지 찾아와 음악회를 열어준 NH 영 서포터즈와 농협에 고마울 따름이다.



 NH 영 서포터즈가 주민들과 함께하며 느낀 점을 다른 친구들과 공유하고 농업·농촌에 애정을 갖게 된다면 우리 농민들은 고된 농사일이지만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에 앞장선다는 자부심과 함께 큰 힘을 얻을 것이다. 아울러 수입농산물을 값싸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이 됐지만, 우리 마을처럼 고지대의 농작물은 기계의 힘을 빌리기 어렵고 대부분을 사람의 손에 의지해서 해야 하는 고된 환경인 만큼 믿을 수 있다. 이런 국내산 농산물을 애용해 주길 꼭 부탁하고 싶다.



오과현 강릉시 왕산면 대기2리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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