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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으로] 울산 남구 1위, 전주 2위 … 도시지역 유방암 많고 농·어촌엔 대장암 늘어

중앙일보 2013.09.14 00:09 종합 16면 지면보기
내가 사는 지역의 건강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전국 230개 시·군·구의 ‘건강 지도’를 그려봤다. 암·당뇨병 환자 수,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 등 25개 지표로 평가했다.


전국 230개 시·군·구 건강지도

전국 230개 시·군·구 중 전반적인 건강 수준이 가장 우수한 곳은 울산시 남구로 평가됐다. 전북 전주시는 2위, 대전 서구는 3위에 올랐다. 병원·의료컨설팅회사 엘리오앤컴퍼니(ELIO)가 기대 수명 등 25개 평가지표(2011년 자료)를 기준으로 ‘건강 순위’를 매긴 결과다. 2011년 당시 228개 기초자치단체에 제주·서귀포시를 포함해 모두 230개 시·군·구를 조사했다.



 울산시 남구의 1위 배경은 폐·간·자궁·대장암 환자수(10만 명당)가 적은 순서로 전국 20위권 내에 들었고 10만 명당 당뇨병·고혈압 환자수도 각각 전국에서 아홉 번째로 적어서다. 울산시 남구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6.2%로 북구, 동구에 이어 전국 시·군·구 중 세 번째로 낮았다. 서울의 25개 구 중에선 송파·강남·서초구 등 ‘강남 3구’의 점수가 높았다.



전국 75개 시(특별·광역시 제외) 가운데 1위는 전북 전주시다. 전주는 10만 명당 의사수(311명)와 병상수(1742개)가 비교적 많고 비만율(20%)과 흡연율(21.1%)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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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6개 군 중에선 울산시 울주군이 1위(전체 18위)였다. 군 가운데 건강일수(연중 병원이나 약국에 가지 않고 생활하는 일수)가 가장 길고(240일), 10만 명당 대장암 환자수(193명)가 가장 적었다. 또 폐암은 두 번째, 위암은 네 번째, 간암은 다섯 번째로 적었다.



육류 섭취 등 서구식 식생활이 발병 원인일 것으로 여겨졌던 대장암은 도시(시·구)보다 농·어촌(군)에서 발생률이 높았다. 건국대병원 대장암센터 황대용 교수는 “농촌 지역의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데다 힘든 농사일을 이겨내기 위해 하루 두 잔 이상 마시는 술이 대장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예외적으로 유방암은 시·구 등 도시 주민이 많이 걸렸다. 특히 여성 주민 10만 명당 유방암 환자수의 경우 서울 강남구(623명)가 전국 230개 시·군·구 중 경북 울릉군(626.5명) 다음으로 많았다. 서울 25개 구 중 서초구(603명)·송파구(554명)·강동구·중구·도봉구 등 11개 구가 유방암 발생률 전국 1∼20위에 포함됐다. 서울성모병원 유방암센터 송병주 교수는 “강남 3구를 비롯한 수도권의 유방암 발생 비율이 높은 것은 여성호르몬의 분비(유방암의 발병 요인으로 추정)와 관련된 지방 섭취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만혼(晩婚), 고령 임신, 적은 자녀수로 인해 서울 여성의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이 연장된 탓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고혈압과 당뇨병의 비율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만 명당 고혈압 환자수가 전국 최저인 시·군·구 4곳(광주 광산구, 경북 구미시, 대전 유성구, 울산 북구)은 10만 명당 당뇨병 환자수도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현재 흡연율이 최저인 곳은 서울 서초구(16.5%)로 전국 최고 흡연율을 기록한 강원도 태백시(32.2%)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번 평가에선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는 드러나지 않았다.



 16개 광역 지자체(시·도) 평가에선 광주가 1위를 차지했다. 광주의 10만 명당 고혈압 환자수(8750명)가 16개 시·도 중 가장 적고 비만율이 20.6%로 최저인 것이 2009년 첫 평가 이후 광주의 3년째 1위 수성을 도왔다.



 광역 지자체 2위는 울산시로 대장암·자궁암·당뇨병 환자수가 시·도 최저, 폐암·고혈압 환자가 두 번째로 적었다.



 서울시 순위는 시·도 중 4위지만 기대수명은 남녀 모두 전국에서 가장 길었다. 서울 남성은 기대수명이 78.9세로 기대수명이 최저인 경남 남성(76.5세)보다 평균 2.4년 더 오래 산다. 서울 여성의 기대수명은 85.1세로 제주와 함께 전국 최고였다. 자연환경이 뛰어난 제주와 강원의 건강 성적은 의외로 부진했다. 특히 제주의 비만율은 시·도 중 1위(27.6%), 흡연율은 인천에 이어 2위(25.6%)를 기록했다. 최하위를 기록한 강원은 시·도 중에서 10만 명당 고혈압 환자수(1만4805명)가 가장 많았다.건강 평가 관련 상세 자료는 http://www.healthranking.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어떻게 평가했나 … 25개 평가지표, 건보?질병관리본부 등 자료 활용





지자체 건강 순위는 4개 분야(건강성과·질병예방·의료효율·의료공급), 25개 평가지표(표 참조)를 기준으로 매겨졌다.



 엘리오앤컴퍼니 박개성 대표는 “축구에 비유하자면 ‘골’(결과)에 50점(건강성과), ‘경기내용’(과정)에 50점(질병예방·의료효율·의료공급)을 배정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평가지표의 숫자가 너무 적으면 지자체의 건강 수준을 실제로 반영하는지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고, 반대로 너무 많을 경우엔 각 평가지표의 중요성이 희석될 수 있으므로 평가지표 25개는 적당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엘리오앤컴퍼니는 2009년부터 1년6개월간 평가지표와 방법을 마련했다. 2011년 첫 평가결과를 공개했고 올해는 세 번째다. 10만 명당 암·당뇨병·고혈압 환자수와 의료비·재원일수는 건강보험공단의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를 인용했다. 흡연율, 비만율, 건강검진 수진율, 주관적 스트레스 인지율, 주관적 건강수준 인지율은 질병관리본부의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를 활용했다. 1인당 보건예산은 안전행정부 자료다.



 준비 과정에서 영국·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건강 평가 지표를 참고했다. 32개의 평가지표를 사용해 지자체 건강 순위를 매기는 영국 보건복지부 방식을 주로 벤치마킹했다. 미국의 민간 재단에서 만든 ‘유나이티드 헬스’와 ‘카이저 헬스트러스트’ 평가 지표도 참고했다. 평가지표 선정 뒤엔 30여 명의 국내 의대 교수와 보건 관련 전문가의 자문을 거쳤다 .



 가장 배점이 높은 ‘건강성과’에서 심장병·뇌졸중 환자수가 빠진 것은 심장병·뇌졸중의 발병 원인인 당뇨병·고혈압과 비만을 평가지표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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