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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시도에 운동화 촌티 패션인 줄 알았죠?

중앙일보 2013.09.13 00:30 Week& 8면 지면보기


‘운동화 패션’. 운동화는 더 이상 운동할 때 편하게 신는 것만은 아니다. 이젠 멋쟁이 패션의 필수 요소가 됐다. 캐주얼 차림새엔 물론이고 정장에도 무리 없이 잘 어울린다.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유명인들이 시상식 등 공식석상에, 결혼식 하객 패션에 운동화를 신고 나와 ‘운동화 패션’을 전파했다. 여기에 본래 운동화의 기본 장점인 편안함까지 더해지니 ‘운동화 패션’은 당분간 대세 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데 보통 사람에겐 여전한 장애물이 하나 있다. ‘슈트에 운동화를 신어도 될까’ ‘여성스러운 드레스에 운동화가 어울릴까’라는 고정 관념 탓에 선뜻 운동화를 집어 들지 못할 때가 많다. week&이 보통 사람을 위한 ‘운동화 패션’ 착장법을 알아봤다.

패셔니스타의 필수품 운동화 코디법



1 (여) 재킷(럭키슈에뜨)·티셔츠(아페쎄)·치마(매그앤매그)·운동화(프로스펙스)·가방(훌라)·목걸이(넘버투애니원X지컷) (남) 재킷(바나나리퍼블릭)·셔츠(아페쎄)·바지(아르마니익스체인지)·운동화(프로스펙스)·팔찌(토스)·가방(클럽모나코)
(1) 걷기 패션엔 색상 비슷한 운동화



요즘 유행하는 운동화 패션엔 걷기 열풍도 한몫했다. 걸을 일이 많으니 운동화 수요가 늘었고 그만큼 용도에 맞는 다양한 운동화가 출시됐다. 그러니 다양한 운동화로 여러 옷에 맞춰 입고 패션 감각을 보여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들이 때 운동화를 신는 건 큰 고민 없이 시도할 수 있는 패션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전체 의상을 고려하는 것이다. 가장 쉬운 건 색상 맞춤이다. 하의와 운동화, 상의와 운동화, 액세서리와 운동화 등으로 짝을 맞춰 색상의 균형을 이루면 된다. 하지만 빨강과 빨강, 파랑과 파랑 하는 식으로 대놓고 하기 보단 비슷한 분위기의 색상으로 은근하게 조화시키는 게 좋다. 남성 바지의 푸른빛은 짙은 편이고 운동화의 파란색은 옅은 편이어서 채도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분위기다. 여성은 아예 운동화와 의상에 공통점이 없는 차림이다. 다른 두 요소의 색상을 맞추지 않을 바엔 전혀 연관성 없이 튀는 색 운동화를 고르는 것도 개성을 연출하는 방법이 된다.



2 (여) 원피스(앤디앤뎁세레모니)·재킷(이로)·벨트(바나나리퍼블릭)·운동화(프로스펙스)·귀걸이(토스)·팔찌(판도라)·반지(미니모앙셉트)·클러치(202팩토리) (남) 턱시도 상하의(알프레드던힐)·운동화(프로스펙스)·시계(펜디워치)
(2) 겁내지 마세요, 점잖은 턱시도에 운동화



운동화 패션이 대세라고 해도 보통 사람들이 감히 시도하기 쉽지 않은 게 완벽한 정장 차림에 운동화를 신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해서 겁낼 필요는 없다. 전체 의상에서 딱 한군데만 힘을 준다고 생각하고 시도하면 된다. 대표적인 게 공식적 차림의 대명사인 턱시도에 운동화 차림이다. 처음엔 낯설어 보일 수 있지만 이미 국내외 유명인들의 패션에서 자주 시도돼 익숙한 풍경이다. 남성은 고급 사교 모임에 초대된 듯, 흐트러짐 없는 검정 턱시도를 입었다. 여성은 결혼식 하객 차림으로 손색없어 보이는 연하늘색 주름치마 원피스를 입었다. 여기에 남성 턱시도 재킷을 본뜬 검정 재킷을 걸치고 턱시도 보타이와 짝을 이루는 리본 벨트를 맸다. 남성과 여성이 정장 구두를 신는다면 남들과 비슷한 점잖은 패션에 그칠 수 있다. 과감하게 연관성 없어 보이는 색상의 운동화를 신으면 전체 분위기가 경쾌해진다. 턱시도 색상과 같은 검정 운동화, 점잖은 분위기와 영 딴판으로 보이는 색색 운동화만 아니라면 한번쯤 시도해볼 만한 스타일이다.



3 (여) 귀걸이(젬마알루스디자인)·스웨트셔츠(겐조)·치마(톰보이)·운동화(프로스펙스)·양말(싹스탑)·가방(모스키노칩앤시크) (남) 모자(에잇세컨즈)·셔츠(시리즈)·스웨트셔츠(라코스테라이브)·바지(바나나리퍼블릭)·운동화(프로스펙스)·클러치(샤나8th애비뉴)·시계(폴스미스by갤러리어클락)·안경(에스티듀퐁by디캐이)
(3) ‘스트리트 쿠튀르’엔 운동화가 필수



‘스트리트(street)’는 거리, ‘쿠튀르(couture)’는 맞춤복이란 뜻이다. 정반대 성향의 두 단어를 합친 ‘스트리트 쿠튀르’는 요즘 패션에서 빠지지 않는 키워드다. 길거리 패션이라 하면 자유분방한 느낌만 들지만 여기에 ‘쿠튀르’를 더하면 고급스러운 캐주얼 분위기가 된다. 운동화는 스트리트 쿠튀르 패션에서 적극적으로 고려해 봄직한 요소다. 흔히 ‘맨투맨’이라 부르는 스웨트셔츠를 입은 여성은 옆트임 장식이 돋보이는 맞춤복 느낌의 흰색 치마를 입고 무릎을 살짝 덮는 도톰한 양말, 옆선에 가죽을 덧댄 운동화를 신었다. 화려한 드레스에 어울릴 법한 큼직한 귀걸이와 치마는 고상한 쿠튀르를 연상케 하고 스웨트셔츠와 운동화는 거리 패션 분위기다. 스웨트셔츠에 셔츠를 받쳐 입고, 검정 뿔테를 낀 남성은 모범생 이미지를 풍기지만 여기에 힙합 소년이 쓸 것 같은 모자, 종아리 부근까지 걷어올린 바지에 운동화는 거리 패션의 감성을 내비친다.



4 (여) 스포츠 재킷·셔츠·치마·레깅스·운동화·가방(프로스펙스)·선글라스(베네통by클레비젼)·시계(코치by갤러리어클락) (남) 스포츠 셔츠·바지·운동화·손목 보호대(프로스펙스)·선글라스(키오야마토by디캐이)·모자(에잇세컨즈)·자전거(루이가르노by바이클로)
(4) 운동화 끈만 바꿔줘도 패션 업그레이드



요즘 끈을 묶는 정장 구두를 보면 운동화와 닮아 보이는 게 많아졌다. 구두 윗판인 갑피가 검정인데 아랫 부분은 하양이라든지, 갈색 갑피 구두에 등산화마냥 알록달록 색이 섞인 끈을 매어 놓은 것도 있다. 신축성을 좋게 하는 운동화용 쿠션 밑창을 달아놓고 갑피 부분은 정통 정장화 그대로인 디자인도 있다. 이런 경향은 운동화 패션이 대세를 이룬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운동화가 기본을 이루는 스포츠 패션이 신발 스타일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운동화 매니어는 기성 운동화를 자신의 취향에 맞춰 바꾸기도 한다. 전문 업체에 의뢰해 금속 장식을 달거나 그림을 그려 넣기도 한다. 하지만 번거로운 데다 추가 예산도 필요한 게 걸림돌이다. 이럴 때 자신만의 취향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손쉬운 건 운동화 끈을 활용하는 것이다. 아예 두 가지 다른 색상의 운동화 끈을 기본 판매 상품에 제공하는 브랜드도 많다. 남녀 모두 상의 색상과 비슷한 계열의 운동화 끈으로 조화로운 패션을 완성했다.



5 (여) 스카프(제라드다렐)·민소매 블라우스(지컷)·치마(헤눅)·운동화(프로스펙스)·가방(3.1필립림)·시계(펜디워치)·팔찌(토스) (남) 재킷(바나나리퍼블릭)·셔츠(갭)·넥타이(일레븐티)·바지(나파피리)·운동화(프로스펙스)·시계(폴스미스by갤러리어클락)·가방(윌씨)·벨트(알프레드던힐)


(5) 패션 감각의 예술 ‘출근 캐주얼+운동화’



출근길 정장에 넥타이 차림. 요즘은 큰 기업들도 이런 클래식한 출근 정장을 지양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위아래 단색 양복 차림의 남성, 무난한 무채색 정장 차림 여성이 점차 줄고 있다. 옷차림에서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개성 넘치는 감각을 뽐내려면 다양한 선택만큼 고민도 는다. 운동화만 잘 골라도 남과 다른 멋을 드러낼 수 있다. 올 가을·겨울용으론 다양한 종류의 체크무늬 옷이 많이 나왔다.



여성은 붉은색 바탕 체크무늬 치마에 회색빛 도는 분홍 민소매 상의를 받쳐 입고 스카프를 무심하게 둘렀다. 보랏빛 스웨이드 가죽이 도드라진 서류가방을 들고 이것과 조화되게 자주색 포인트가 있는 운동화로 멋을 냈다. 남성은 갈색빛이 감도는 체크무늬 재킷, 흰색 셔츠를 입고 은은한 은색 타이를 맸다. 점잖은 느낌의 상의와 다르게 하의는 주황빛으로 고르고 운동화는 재킷 색상과 비슷하지만 짙은 고동색으로 골라 어울리게 했다. 너무 편하지도, 너무 딱딱하지도 않게 연출해야 하는 출근복 캐주얼이어서 고려할 요소가 많으니 자신의 패션 감각을 총동원해야 한다.



촬영협조=김영·오혜지(모델·케이플러스), 이경민포레(헤어·메이크업), 박가영(스타일리스트)



글=강승민 기자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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