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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1672억 내기로 … 연희동 집서 살게 해달라 요청

중앙일보 2013.09.10 00:41 종합 3면 지면보기
전두환(82) 전 대통령 측이 미납 추징금 전액을 자진납부하기로 결정하고 10일 공식 발표키로 했다. 검찰과 전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54)씨는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검 현관에서 미납추징금 1672억원의 납부 계획과 방식 등을 공식적으로 밝힌다.


가족회의서 분담 합의 … 오늘 발표
16년 만에 추징금 문제 마무리
환수 재산의 37% 양도세가 걸림돌
검찰 "세금 해결 깜짝 제안 가능성"

 전 전 대통령 측은 최근 가족회의를 통해 추징금 납부를 최종 결정했다. 분담액은 재국씨 750억원, 차남 재용(49)씨 500억원, 3남 재만(42)씨 200억원, 재만씨의 장인인 이희상(68) 동아원 회장 100억원, 장녀 효선(51)씨 40억원 등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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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전 대통령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연희동 사저도 기부채납 또는 헌납 형태로 국가에 소유권을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에게 사저 이용은 허가하되 소유권은 국가가 갖는 방안을 놓고 전 전 대통령 측과 조율 중이다. 전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74)씨는 자택을 넘기는 대신 남은 여생을 연희동 자택에서 보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검찰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 가족들은 우선 압류된 부동산과 미술품, 예금 등 금융상품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검찰이 압류한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자산은 800억~900억원대에 이른다.



 단 부동산의 경우 압류된 상태에서 국가가 공매에 나설 경우 제값을 받지 못하는 점을 감안해 금융기관을 통해 위탁판매하는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측은 “부동산을 판 돈을 추징금으로 낸다는 보장만 있다면 판매 직전 압류를 푸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 측이 자진납부란 큰 틀에 합의할 뜻을 밝힌 지는 꽤 됐다. 하지만 양도소득세 문제와 가압류 해제 등 세부적인 사항들로 인해 발표가 늦어졌다. 현행법상 양도소득세·주민세의 세율로 볼 때 전 전 대통령 측은 전체 환수재산의 37%가량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전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양도세 문제가 어려운 걸림돌”이라며 “하지만 그런 것들을 일일이 따지다 보면 때를 놓칠 가능성이 높아 일단 지금은 국민들께 우리의 진심을 전해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은 차후 최선을 다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양도소득세 해결을 위해 깜짝 놀랄 만한 제안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올해 초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미납추징금 환수에 대한 여론이 일기 시작할 때만 해도 “가진 돈이 없다”며 자진납부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미납추징금 특별수사팀(팀장 김형준)이 본격 수사에 돌입한 뒤 전방위적 압수수색과 계좌추적을 통해 일가족의 재산 내역을 상당 부분 파악해가자 심경에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산 땅 소유주인 처남 이창석(62·구속)씨를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하고 동시에 아들들에게로 수사망이 좁혀져오자 가족들 사이에 자진납부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지난달 검찰 측에 자진납부 의사를 타진했다. <본지 8월 16일자 2면>



당시 전 전 대통령 측은 “최소 1000억원은 내야 국민들이 공감할 것”이라며 추징금 납부 자금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신호를 검찰에 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가족들의 의견이 통일되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최근 노태우(81) 전 대통령 측의 미납 추징금 완납이 전 전 대통령 측의 결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 전 대통령 측이 미납추징금 전액 납부를 결정함에 따라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추징금은 1997년 확정된 이후 16년 만에 완납되게 됐다.



이가영·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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