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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트남 정상, 내년 중 높은 수준 FTA 체결 합의

중앙일보 2013.09.10 00:36 종합 5면 지면보기
한국과 베트남 간의 자유무역협정(FTA)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청와대는 9일(현지시간) 베트남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쯔엉떤상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내년 중으로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한국-베트남 FTA 체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의 선언대로 내년 중으로 FTA가 타결되면 한국은 2015년 경제통합을 앞두고 있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의 협력강화와 전진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베트남은 아세안과 중국·인도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여서 중국으로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포스트 차이나의 대안으로 삼는 곳이다.


타결되면 무역 20% 증가 기대
한, 의류·전기 등 수출 크게 늘어
베트남, 투자 유치로 소득 30%↑

 베트남은 아세안 국가 가운데 인도네시아·싱가포르에 이어 한국의 3위 교역대상국이다. 한국의 8위 수출대상국이자 4위 투자대상국이다. 2001년 17억3200만 달러에 불과하던 수출액이 지난해에는 159억4600만 달러로 9배나 증가했다. 이는 아세안 전체 무역수지의 45% 수준이다. 한국은 베트남의 2위 수입대상국이자 투자국이다.





 한국이 베트남에 수출하는 품목은 전자·섬유·철강 등 주로 원부자재와 자본재다. 베트남은 한국에 어류와 원유를 주로 수출한다. 2011년 11월 양국 정부 공동분석에 따르면 한국과 베트남 간에 FTA가 체결되면 양국의 무역은 20%가량 늘어난다. 특히 한국산 의류·전기·전자·화학제조·기계류·수송기기의 수출증대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또 베트남에 투자한 기업들의 한국산 부품 수요가 증가하고, 베트남은 양질의 수출품을 생산함으로써 세계 시장에서 수출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다 기술협력이 이뤄지고 투자 장벽이 제거되면 투자 확대에 따라 베트남 근로자들의 기술 수준이 올라가 최대 30%가량의 소득증대 효과도 기대된다는 것이 베트남 현지 기업들의 분석이다. 소득증대는 소비지출에도 영향을 미쳐 질 좋은 한국산에 대한 구입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구상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한·베트남 FTA에 대해 양국이 잃을 것이 없는 FTA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이런 분석과 기대가 가능한 것은 무역수지 흑자나 수출입 증가라는 단순 수치 때문만은 아니다. K팝과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타고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베트남 TV 전체 프로그램 가운데 한국 드라마 방영비율은 10%에 이른다. 이는 해외 방송프로그램의 70%에 해당한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훈 선임연구원은 “한·아세안 FTA가 발효돼 있지만 개방수준이 높지 않고 단서조항이 많아 활용도가 낮았다”며 “한·베트남 FTA가 타결되면 이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종 합의 때까지는 과제도 만만찮다. 베트남의 무관세율 비중은 약 27%로, 말레이시아(83%), 필리핀(82%)에 비해 개방이 더디다. 베트남이 보호상품으로 지정한 승용차의 경우 관세가 무려 78%다. 결국 상품별로 고율의 관세를 철폐하는 데 따른 진통이 클 것으로 보인다. 쌀이나 어육제품 같은 민감한 품목에 대한 베트남의 공세도 예상된다. 한국은 투자환경 개선과 지식재산권, 위생·검역 문제를 집중 제기할 방침이다. 또 베트남의 산업발달 정도가 한국에 많이 뒤처지는 점을 감안, 기술 협력과 이전 방안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김기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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