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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갈등 중재할 기구 필요"

중앙일보 2013.09.10 00:28 종합 11면 지면보기
“중국의 부상을 주변 국가들이 어떻게 보고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이야말로 동아시아 지역의 가장 큰 도전이자 과제다.”


필링 파이낸셜타임스 아시아지국장

 데이비드 필링(사진) 파이낸셜타임스 아시아 지국장은 “과거 독일의 사례를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한 나라의 부상이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 같은 갈등을 중재할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동아시아 지역에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이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같은 지역 기구가 존재하지만 안보 등 더 큰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필링 지국장은 지난 7일 끝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G20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았지만 그 이후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며 “시리아 문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이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로 논의됐지만 묘책을 내놓지 못한 채 끝났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1997년의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발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가능성은 꽤 낮다”면서도 “인도 등 개별국가의 위기가 아시아 전체의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보기 드문 경제성장을 이뤘고 구매력환산지수(PPP)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일본을 거의 따라잡았다”며 “하지만 성장률이 최우선시되는 바람에 계층 간 갈등, 직업 안정성, 출산율, 자살률 등 다른 사회 문제는 등한시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일, 중·일 간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선 “해결책 없이 되풀이되는 질문”이라며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좀비’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공개적 논의(open debate)가 필요하고 가해국은 물론, 피해국도 화해 과정에서 나름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필링 지국장은 “이번 포럼에서는 2년 전 참석했을 때보다 비관론이 더 많아진 것 같다”면서도 “과거 미국·유럽이 그랬던 것처럼 아시아가 성장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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