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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5조 달러 해외조달시장이 기다린다

중앙일보 2013.09.10 00:10 경제 10면 지면보기
민형종
조달청장
올해 상반기 조달시장에서 두 가지 의미 있는 통계가 나왔다. 하나는 등록 기업이 25만7000개로, 6개월 동안 1만3000개가 늘어났다. 정부의 창업 촉진 정책으로 많은 기업이 새로 조달시장에 진입한 결과다. 다른 하나는 조달청에서 구매한 물품(서비스)의 80.2%가 중소기업 제품이었다. 중소기업제품의 구매비중이 지난해보다 1.7%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이 두 통계는 중소기업들에 ‘신규 기업은 계속 늘어나는데 국내 조달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위기감을 던져주고 있다. 앞으로 조달시장에서 중소기업 간 ‘파이 경쟁’이 치열해지고, 출혈 수주를 마다하지 않는 상황이 심화될 것이다.



 이제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 파이를 키워야 한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속속 열리고 있는 해외조달시장 규모가 우리의 50배에 달하는 5조 달러나 된다. 새로운 블루오션, 기회의 시장이 열리고 있지만 우리 기업의 진출 실적은 미미하다. 그렇다고 중소기업이 의욕만 갖고 해외로 진출할 순 없다. 전략도 필요하고 정부와의 협업도 필수적이다.



 우선 국내 조달시장이 해외진출을 위한 ‘테스트 베드(Test bed)’로 거듭나야 한다. 품질 경쟁을 강화해 해외로 진출 가능한 우수 기업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 특히 창업 초기 중소기업 기술개발 제품을 적극 우선구매해 자립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해외시장 여건에 따른 맞춤형 수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수 조달기업 중 국가별로 유망기업을 선별해 집중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조달기관 간 협력 네트워크를 토대로 입찰자격 등록에서부터 관심 입찰정보 제공, 현지 기업과의 연결, 민관 합동 시장개척단 파견 등 처음부터 끝까지 지원하는 일괄 서비스가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수출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업이 중요하다. 수출업계 간담회를 통해 드러난 공통된 애로사항이 수출금융 지원, 해외 인증, 대외무역에 따른 위험 문제 등이다. 특히 납품 시 요구되는 인증의 획득·유지가 가장 큰 수출 걸림돌이었다. 중기청·중소기업진흥공단·수출금융기관·무역보험공사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조달청은 지난해부터 21개국 조달기관과의 협력관계를 토대로,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우수 조달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올 상반기 5300만 달러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런 추세로 가면 지난해 8000만 달러였던 수출실적이 올해 1억 달러, 2017년까지는 5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앞으로 중소기업 구매정책은 국내조달시장을 마중물 삼아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체질개선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그리고 공공시장에서 성장한 기업들이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도록 중소기업 제품 우선구매를 해당 기업의 수출실적과 연계하는 ‘인센티브제’도 강화하고 있다.



 ICT 등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업종의 중소기업이 발전해야 일자리도 늘어나고, 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가 재편되는 등 창조경제의 실현이 앞당겨질 수 있다.



민형종 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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