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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투자정보, 날씨 정보처럼 줄 순 없나요

중앙일보 2013.09.10 00:10 경제 10면 지면보기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
9월이다. 한국에서 10번의 여름을 보냈지만 이번처럼 변덕스럽고 무더운 적은 없었다. 7월에는 길고 긴 장마가 계속되었고, 8월에는 유례없던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올여름 변덕스러운 날씨 덕분에 새로운 습관이 한 가지 생겼다. 출근 전 하루의 날씨를 확인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날씨를 확인하는 방법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뉴스나 신문에 나오는 날씨를 확인했지만,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날씨 정보를 확인하게 되었다. 요즘에는 그날의 날씨와 그에 따른 생활 팁이 담긴 메시지를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각에 알람처럼 받아 보고 있다. 직접 날씨 정보 사이트에 접속해 검색을 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고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원하는 시간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편리하다.



 이러한 모바일 메시지를 활용한 서비스는 수많은 정보가 범람하는 빅 데이터 시대에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모바일 메시지는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제품의 마케팅, 광고, 홍보 및 브랜딩에 이르기까지 비즈니스의 전 과정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다. SNS를 활용한 기업들의 마케팅은 소비자들에 대한 영향력에 있어 그 실효를 인정받기도 했다. 미국의 한 컨설팅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SNS를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그러지 않는 기업보다 소비자들에게 최고 4배가 높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영국법인에서도 페이스북을 통해 시장 및 투자 정보를 발송하고 있다. 한국법인의 경우에는 지난 5월부터 국내에서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 중 하나인 카카오톡을 활용해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자산운용업계 최초로 시도된 것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석 달 만에 11만 명이 넘는 고객이 우리의 투자정보를 받아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업계에 비해 금융업계는 비교적 다양한 툴을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하지 않은 편이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한 다양한 시도가 눈에 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신상품이 출시되면 고객들에게 음성파일 형태의 팟캐스트와 RSS 피드로 관련 소식을 보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국내의 한 보험사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의 캐릭터를 자사의 브랜딩에 활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내년 1월 펀드 수퍼마켓의 공식적인 출범을 앞두고 있는 국내 운용업계가 참고할 만한 부분이다. 펀드 수퍼마켓이 도입되면 투자자들은 온라인 창구를 통해 자신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직접 골라 투자하게 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투자정보에 대한 수요는 지금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판매사를 통해 펀드 판매가 이루어지는 구조였기 때문에 자산운용사가 개인 고객들을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았다. 이러한 점에서 펀드 수퍼마켓이라는 새로운 제도가 금융투자업계의 마케팅에도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업계는 투자자들이 원하는 투자정보를 보다 쉽고 편리하게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업계의 노력은 투자자들이 금융회사에 대해 갖는 어렵고 보수적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할 것이고, 나아가 상호간에 보다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믿는다.



 21세기를 대표하는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빅 데이터’라고 한다. 우리는 그만큼 방대한 양의 정보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빅 데이터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를 생산한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적시에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가이다. 아무리 유용한 정보라도 적시적소에 전달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불필요한 정보가 되고 만다. 금융업계도 이러한 점을 유념해 고객에게 맞춤형 투자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면, 매일 아침 확인하는 날씨 정보만큼이나 투자정보가 생활 속에 자리 잡는 그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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