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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선진국 출구전략, 신흥국 감안해 신중해야"

중앙일보 2013.09.06 00:50 종합 6면 지면보기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G20 정상회의를 기념해 4일(현지시간) 열린 전시회에서 한 관람객이 G20 정상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을 휴대전화로 찍고 있다. 알렉세이 세르게이엔코라는 이름의 작가가 그린 이 작품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중심으로 러·중 정상을 앞줄에 두드러지게 표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에 서 있다. 작품 제목은 ‘오늘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니 기쁘지 아니한가!’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로이터=뉴스1]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선진국의 출구전략은 세계경제 정상화 과정의 일부로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은 통화정책 기조를 바꿀 경우에는 국제금융, 경제상황과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까지 감안해 보다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콘스탄티노프스키궁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첫 세션에 참석해 “세계경제가 지금과 같이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에서 신흥국 경제가 어려워지면 선진국 경제도 함께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는 신흥국들의 역할이 컸다”고도 했다. 이날 첫 세션의 주제는 ‘성장과 세계경제’였다. G20 정상회의를 통해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한 박 대통령은 G20에서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의 조정자로서 강한 의지를 보였다.

G20정상회의서 첫 세션 연설
금융위기·조세회피·무역장벽 대응
G20 3대 정책 공조 방향도 제시
"북 비핵화 진전땐 전력·통신 지원
국제금융기구 가입도 도울 것"



 박 대통령은 특히 “최근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신흥국에도, 선진국에도 모두 이익임을 인식하고 한 배를 타고 있다는 공동체 인식하에 G20 회원국 간 공조에 나서야 할 때”라며 “G20의 힘은 공조에서 나오고, G20의 신뢰성과 당위성은 약속 이행을 통해 확보될 수 있다는 점을 모두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G20 정책제언은 반드시 개도국 현장에서 성과가 나야 한다”며 “한국은 인적자원 개발과 인프라 분야 공약 이행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G20의 3대 정책 공조 방향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국제금융시장의 위기 대응체제 강화 ▶국제적인 조세회피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등을 골자로 한 재정 건전화 강화 ▶세계경제의 동반성장을 위한 구조개혁과 무역자유화 노력 촉구를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무역·투자 등에 대해 새로운 장벽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호무역조치 동결(stand still)’을 2016년까지 연장하자는 의장국 러시아의 제안에는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앞서 박 대통령은 “남과 북이 서로 신뢰를 쌓아나가게 되고 또 비핵화가 진전된다면 북한의 인프라, 예를 들면 통신이나 교통, 전력 이런 것에 대한 확충, 국제기구에 대한 가입, 이런 것도 지원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언론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이타르타스통신과 인터뷰를 했 다.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비전코리아 프로젝트’에는 비핵화 문제 진전에 따라 한반도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한 교통·통신·전력 등 산업인프라를 연결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북한을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하게 하는 내용, 유럽·러시아·중앙아시아를 연계하는 통합 교통망인 ‘실크로드 익스프레스’를 추진하는 방안 등이 들어 있다.



 박 대통령이 대선 이후 인프라 확충 방안을 구체적으로 직접 언급한 건 처음이다. 이는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를 반영해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에 담긴 남·북·러 삼각 협력 방안까지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의 비핵화는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는 단계가 아닌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단계로 봐야 한다” 고 설명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이었던 2000년 6월 첫 남북정상회담 이후 정부는 경의선과 경원선, 금강산선 등 끊어진 남북 철도를 복원하는 작업 준비에 착수한 적이 있다. 경의선 철도의 경우 장관급 회담을 거쳐 2007년 5월 시험운행 후 정기운행까지 이어졌지만 이명박정부 이후 중단됐다. 비핵화 문제에 성과가 있으면 이런 문제들에 대한 후속 논의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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