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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조 vs 5조 … 통상임금 부담, 노사 견해 큰 차이

중앙일보 2013.09.06 00:34 종합 12면 지면보기
통상임금 관련 소송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공개변론이 5일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렸다. 공개변론에서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지를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첨예하게 맞섰다. [뉴스1]


김모(48)씨는 갑을오토텍에서 1990년부터 관리직 사원으로 일했다. 김씨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의 700%를 8회로 나눠 짝수 달에 각 100%, 추석과 설날에 각 50%씩 지급한다’는 노사 간 단체협약에 따라 수당 등을 받아왔다. 2010년 1월 회사를 그만두게 된 김씨는 “통상임금에서 정기상여금을 빼고 수당을 지급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공개변론서 3시간 격론
재계 "매달 지급 임금만 해당"
노동계 "정기상여금 포함돼야"



 1심 법원은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항소심 법원인 대전지법 민사1부는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 상여금은 2개월을 초과해 계속 근무한 근로자에게는 전액 지급되므로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며 “회사 측은 김씨가 청구한 퇴직 전 2년의 기간 동안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됐다면 받았을 임금과 실제로 받은 임금의 차액 528만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회사 측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정기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를 놓고 벌어지는 소송은 재계와 노동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뜨거운 감자’다. 재계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고 호소하고 노동계는 “당연히 지급받아야 할 체불임금”이라며 맞서고 있다. 현재 대법원 11건을 포함해 70여 건의 소송이 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로 인해 임금근로자 1774만 명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5일 대법원에서 열린 통상임금 소송에 대한 공개변론에서 회사 측과 노조 측 대리인은 3시간여 동안 격론을 벌였다.





 핵심 쟁점은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다. 회사 측을 대리한 홍준호 변호사는 “통상임금은 시간 외 수당 등의 산정 근거가 되는 일종의 ‘계량컵’으로 보면 된다”며 “법 규정상 1일 8시간, 1주 40시간의 정해진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만 들어가도록 돼 있는 만큼 근로자 기여분에 대한 보상인 상여금은 포함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노조 측 참고인으로 나온 김홍영 성균관대 교수는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기본급과 이 사건 정기상여금의 성격은 본질적인 측면에서 같다”며 “기본급도 정기상여금처럼 근무일수가 적으면 액수가 줄어드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다면 기본급도 통상임금에서 빠져야 하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회사 측 이제호 변호사는 “경영자총협회 집계에 따르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38조5509억원의 비용이 한번에 들어가며 기업비용 증가로 신규 채용이 줄어 고용률이 1% 감소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조 측 김기덕 변호사는 “노동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비용은 21조원이고 실제 소송을 통해 받을 수 있을 만한 금액은 4조~5조원으로 추산된다”고 반박했다.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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