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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증오의 조건반사' 50년, 오페라 'JSA'에 ?

중앙일보 2013.09.06 00:26 종합 26면 지면보기
오페라 감상을 즐겨한다는 박상연 작가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라 스칼라 배우들인만큼 그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했다. [사진 자이토퍼]


“‘작가의 경쟁작은 자신이 바로 전에 썼던 작품이다….’ 저를 소설가로 추천해주신 이문열 선생님 말씀이에요. 아직도 이 얘기가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저는 지금 제 바로 전 작품인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와 경쟁하고 있어요.”

'JSA' 작가 박상연씨
"오페라, 원작 주제에 더 충실
작가 경쟁작은 자신의 전작"
6·25정전 60돌, JTBC 후원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000)와 원작소설 『DMZ』(1997)를 쓴 박상연(41) 작가 얘기다. 박 작가는 소설가로 등단해 영화, TV드라마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영화 ‘고지전’과 ‘화려한 휴가’,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청담동 앨리스’ ‘선덕여왕’ 같은 히트작들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처녀작인 소설 『DMZ』도 오페라 ‘JSA’로 재탄생해 27~29일 경기도 일산 아람누리 아람오페라극장에서 초연을 앞두고 있다. 그에게 오페라 ‘JSA’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박 작가는 “차기작 준비로 당분간 폐인 상태”라며 양해를 구한 뒤 e메일로 인터뷰에 응했다.



 - 오페라 ‘JSA’는 영화와 주제가 좀 다르다고 하던데.



 “영화의 주제는 ‘진실을 감춤으로써 유지되는 평화의 비극’이었다. 주제도 세련되고 영화의 완성도도 높아 원작자로서 또 관객으로서 만족스러웠다. 다만 원작 소설 주제와는 조금 달랐다. 소설의 주제는 50년 동안 계속된 ‘증오의 조건반사(Operant Conditioning)’와 이로 인해 반복되는 비극이다. 이번에 공연되는 오페라는 원작 주제에 보다 충실할 거란 얘기를 들었다.”



 - 그럼 주요 내용도 달라지나.



 “오페라 대본은 내가 직접 쓰진 않았기 때문에 딱 잘라 말할 순 없지만, 영화에서 배우 이영애가 연기했던 중립국감독위 수사관의 과거사가 오페라에선 강조될 것 같다. 영화에선 빠진 부분인데 극중 수사관의 아버지는 53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남도 북도 아닌 제3국인 중립국을 택했던 포로였다. 그 가족사에 관한 얘기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거다. 작가로서 그런 부분이 기대가 된다.”



 - 여러 영역에 도전하는 게 인상적이다. 특별한 동기부여 방법이라도 있나.



 “지금까지 소설, 영화, TV드라마까지 다양한 분야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압박감도 느낀다. 특히 드라마는 그야말로 비상식적이고 비인간적인 일정을 소화해내야 한다. 별다른 동기부여 방법은 없다. ‘지금 내 대본을 현장에서 200여 명의 스태프, 연출진, 배우, 엑스트라들이 추위 혹은 더위에 괴로워하며 기다리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동기부여다.”



 - 관객들이 오페라 ‘JSA’에서 어떤 점을 염두에 두고 봐줬으면 좋겠나.



 “영화는 600만 관객이 봤다. 다른 매체를 통해 그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관람했을 거다. 그분들께서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에피소드와 주제 등을 오페라에서 보고 느끼셨으면 좋겠다.”



 6·25정전 6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오페라 ‘JSA’는 JTBC가 후원하고 자이토퍼가 주최한다. 출연진에는 세계최고극장인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La Scala) 소속 오페라 가수들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한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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