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마존서 기저귀 사듯 WP 구독 쉬워야"

중앙일보 2013.09.06 00:19 종합 18면 지면보기
제프 베저스
“독자가 우선이다. 신문기자들이 중요하고 호소력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면, 광고가 따라올 것이다.”


베저스, 인수 뒤 본사 첫 방문
신세대 겨냥 태블릿 활용 제안

 지난달 2억5000만 달러(약 2750억원)에 미 워싱턴포스트(WP)를 인수한 제프 베저스(49) 아마존닷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3일(현지시간)과 4일 WP 워싱턴 본사를 찾았다. WP 방문은 인수 발표 후 처음이다. 베저스는 경영진 및 편집국 기자들을 잇따라 만나면서 “WP는 수익을 낼 뿐 아니라 성장해야 한다”면서 신문의 미래에 대해 낙관했다.



 특히 ‘태블릿 PC를 통한 유료화 전략’이 화두였다. 베저스는 지난해 11월 “20년 내 종이신문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던 연장선상에서 평기자들과 만났을 때 신문이 신세대 독자들에게 맞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독자가 ‘매일 읽는 버릇’을 들일 수 있게 신문 읽는 도구로 태블릿을 활용하자는 제안이었다.



 그는 WP의 심층 보도가 수십 분 만에 온라인에서 베껴져 소비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유료화 가능성을 낙관했다. “사람들이 기사 하나를 따로 사진 않아도 꾸러미(bundle)를 통째로 살 의사는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꾸러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적시하지 않았지만, 일각에선 베저스가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과 WP를 묶어 공급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본다.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WP를 구독하는 안도 거론된다. 베저스도 이날 “WP를 구독하는 게 아마존에서 기저귀를 사는 것만큼 쉬워야 한다”고 말했다.



 1877년 창간된 WP는 1933년 이후 80년간 그레이엄 일가 소유 체제에서 유력지로 군림했다. 그러나 지난 20년 새 발행부수가 반으로 줄어드는 등(올해 47만 부) 경영난을 겪다가 지난달 5일 베저스 개인자산으로 팔렸다. 베저스는 새로운 ‘주인’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이번 WP 방문에서 “내 정치적 입장은 현재의 WP 편집진과 비슷하다”며 프레드 히아트 현 편집국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베저스는 또 “수년간 해온 대로 매년 조금씩 편집국을 줄인다면 결국 뻔하지 않겠느냐”며 인력 감축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베저스가 주최한 조찬에 캐서린 웨이머스 발행인과 함께 참석했던 밥 우드워드 대기자는 “그가 WP의 미래에 대해 열정과 낙관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강혜란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