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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혁신은 개방에서 출발한다

중앙일보 2013.09.06 00:10 경제 10면 지면보기
김경덕
델 코리아 대표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혁신은 기존 자원이 부를 창출하도록 새로운 능력을 부여하는 활동”이라고 말했다. 이는 혁신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의미다. 기존 산업에 정보기술(IT)·과학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정부의 ‘창조경제’와도 일맥상통한다. 결국 혁신은 산업 간의 확장성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IT업계도 마찬가지다. 기존 기업들은 폐쇄적인 구조 안에서 자사의 기술만을 사용하도록 요구했다. 이런 구조 안에서 IT 산업은 성장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개방형 구조 안에서 융합과 접목을 통해 새로운 기술이 발전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페이스북의 데이터센터 디자인을 맡은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 재단은 디자인 관련 자료를 일반에 공개하고, 더 좋은 의견을 내도록 했다. 집단지성의 다양한 생각이 모이면서 품질이 높아졌고, 운영비용을 38%나 줄일 수 있었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빅데이터에도 ‘하둡(Hadoop)’이라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존재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공개한 소프트웨어다. 많은 사람의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신속한 개선·개량이 이뤄지고, 지금은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개방형 환경은 신생기업에 큰 도움이 된다. 각종 오픈소스를 활용해 큰 비용 부담 없이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고, 특정 기업에 종속되지 않기 때문에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용이하다.



 한국은 인터넷과 하드웨어 인프라는 선진국이다. 그러나 이를 공유하고 개방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다. ‘혁신만이 살 길’이라고 외치면서도 아직 폐쇄적인 환경에서 비즈니스를 설계하고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IT인프라의 개방을 통해 다양한 방식의 협업을 촉진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한다면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 엔진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김경덕 델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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