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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한 한국 5인 vs 인해전술 중국 11인

중앙일보 2013.09.06 00:03 종합 23면 지면보기
만 20세의 한국랭킹 1위 박정환 9단(왼쪽)이 지난해 준우승자 구리 9단을 격파하고 2연승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세돌 9단이 슬럼프를 보이는 가운데 박정환은 김지석과 함께 한국 바둑의 희망으로 떠오르며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사진 한국기원]


2013년 마지막 세계대회인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우승상금 3억원)가 세계 32강이 참가한 가운데 3~5일 상하이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렸다. 32강은 한국 13명, 중국 15명, 일본 3명, 미국 1명. 중국이 올해 치러진 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휩쓸었기에 한국 팬들은 기도하는 심정으로 삼성화재배의 한국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도 한국의 반격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4명 1조 더블 일리미네이션 시스템으로 32강전을 치른 결과 한국은 이세돌 9단, 박정환 9단, 김지석 9단, 박영훈 9단, 그리고 창하오 9단을 격파한 신예 안성준 5단 등 5명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삼성화재배 16강 대진 확정
이세돌, 천적 천야오예 만나
신예 안성준은 구리와 대국
이민진, 딸 출산 위해 기권
서봉수, 16강 코앞서 역전패



 중국은 11명. 구리 9단과 올 세계대회 우승자인 천야오예 9단, 스웨 9단, 저우루이양 9단에다 신예 강자들이 조화를 이룬 최강의 진용이다. 수적으로도 크게 우세하다. 그러나 한국도 랭킹 1위 박정환과 2위 김지석, 3위 이세돌, 6위 박영훈이 버티고 있어 충분히 해볼 만한 전력이라는 평가다. 16강~8강전은 충남 유성 삼성화재연수원에서 다음 달 8~10일 열린다. 16강 대진은 이세돌-천야오예, 박정환-저우루이양, 김지석-판윈뤄, 박영훈-탕웨이싱, 안성준-구리, 스웨-커제, 추쥔-구링이, 우광야-리쉬안하오.



◆대회 이모저모



 ○…삼성화재 김창수 사장은 개막식에서 바둑 세계화를 통해 바둑사의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자고 말해 300여 명의 내빈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삼성화재배는 올해 서양 바둑을 위한 월드조를 신설하고 개막식에 맞춰 바둑 세계화 심포지엄을 여는 등 바둑의 지평을 넓히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우승자 이세돌 9단은 항시 자신만만했으나 이번엔 공식 인터뷰에서 “더 이상 밀릴 수 없다. 삼성화재배는 한국 바둑에나 나에게나 마지막 보루다”며 비장함과 절박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세돌은 그러나 16강에서 천적 천야오예와 또다시 맞붙는다. 올해 천야오예와의 전적은 2승4패.



 ○…만삭 투혼을 불태우며 본선 32강 티켓을 획득했던 여자 기사 이민진 7단이 끝내 상하이행 비행기를 타지 못해 기권 처리됐다. 이민진은 8월 31일이 출산 예정일이었으나 대국날인 3일 딸을 순산했다.



 ○…서양 기사로는 사상 처음 세계 32강에 합류한 미국의 아마추어 에릭 루이는 “월드조 통과 이후 미국의 바둑 친구들이 나를 숭배한다”고 현지 반응을 전했다. 그는 공교롭게도 이세돌-천야오예 조에 편성돼 한 수 배우는 것으로 만족.



 ○…바둑 세계화를 위한 심포지엄은 기자들이 몰려들어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뜨거운 반응. 명지대 바둑학과 정수현 교수가 발제를 하고 중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연맹 회장 등이 참석해 중국에서 바둑 세계화를 위한 모임을 처음으로 가졌다.



 ○…‘죽음의 조’인 D조엔 중국랭킹 1위 퉈자시, 한국 2위 김지석, 한국 4위 최철한, 그리고 중국 16세 신예 커제로 짜였다. 탈락자는 퉈자시와 최철한. 최철한은 퉈자시를 꺾었으나 커제에게 져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두 번째 죽음의 조인 F조는 박영훈(한국 5위), 조한승(한국 9위), 저우루이양(중국 6위), 중국 신예 뉴위톈의 대결.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박영훈은 2연승으로 올라갔고 바이링배 세계대회 우승자 저우루이양은 2승1패로 간신히 턱걸이.



 ○…올해 환갑을 맞은 최연장자 서봉수 9단은 중국 우광야 6단과의 대결에서 한때 20집 가까이 유리해 16강 진출이 유력시되자 ‘놀라운 투혼’에 대해 찬사가 빗발쳤다. 하지만 초읽기에 몰리며 막판 잇따른 실수로 역전당해 후배 기사들은 물론 기자들까지 크게 아쉬워했다.



상하이=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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