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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평가, 독자적 분석 빛났다 … 대신·현대증권 1위

중앙일보 2013.09.06 00:01 경제 1면 지면보기
애널리스트가 ‘증권사의 꽃’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증시가 호황이던 2000년대 중반, 각 증권사가 리서치센터 강화에 나서면서 애널리스트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중간급 애널리스트들의 연봉이 3억∼4억원에 달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나. 꽃은 시들고 있다. 2013년은 ‘애널리스트 수난시대’다. 주식 거래량이 급감하며 수익이 곤두박칠치자 증권사들은 리서치센터를 대표적인 ‘고비용’ 조직이라며 싸늘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연봉 삭감은 기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숫자는 1391명으로 올 초와 비교해 68명 줄었다. 애널리스트들에게 닥친 더 큰 시련은 영향력 감소다.


전 세계 71개 리서치센터 애널 952명 평가, 89명 영예

 하지만 이런 ‘내우외환’을 기회로 삼아 내실을 다진 곳도 있다. 대신증권과 현대증권 리서치센터다. 두 회사는 ‘2013년 중앙일보 톰슨로이터 애널리스트 어워즈(Thomson Reuters·JoongAngIlbo Analyst Awards, 이하 중앙·톰슨로이터상)’ 평가 결과 증권사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올해로 4회째인 애널리스트 어워즈는 매해 1등 기업이 바뀔 만큼 치열한 격전장이다. 1회(삼성증권·하이투자증권)→2회(대우증권·KTB투자증권)→3회(한국투자증권)에 이어 이번엔 중견 증권사인 현대증권(자기자본 기준 5위)과 대신증권(8위)이 1등의 영예를 안았다.



대신 “기업·고객에 휘둘려선 안돼”



조윤남 오성진
 두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꼽은 비결은 차별화다. 대신증권 조윤남 센터장은 ‘독립성과 자율성’이란 키워드를 제시했다. 현대증권 오성진 센터장은 계량모델을 이용한 실적 추정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조 센터장은 “애널리스트는 어떤 상황에서도 기업이나 고객에게 휘둘려서는 안 되고, 기업 가치를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독립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준 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대한 비판이 많았지만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 가치를 평가하고 분석하는 일의 중요성이 간과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현대 “이직 없는 인력 운용도 비결”



 실적 추정 분야에서 최고의 성적을 낸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의 오성진 센터장은 독자적인 계량모델 개발과 이직을 최소화하는 인력운용을 1등 비결로 꼽았다. 그는 “타사가 외부 업체에서 아웃소싱한 모델을 쓰는 것과는 달리 현대증권은 1999년 독자적인 실적 추정 모델을 만들어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며 “지난 2년간 애널리스트 교체가 없을 정도로 조직이 안정되면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반기 시장에 대한 이들의 전망은 ‘올가을 이후 강세장’이다. 조윤남 센터장은 “올 4분기에 박스권(1800∼2000) 위로 치고 올라가면 그 기세로 주가는 더 오를 것”이라며 “내년에는 코스피 지수가 2500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오성진 센터장도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올 4분기에 박스권이 열리면서 2150 선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망 종목으로 조 센터장은 중국 관련주, 오 센터장은 미국 관련주를 지목했다. 조 센터장은 “중국 경기 부진으로 지난 2년 가장 별 볼 일 없었던 화학·조선 등 소재·산업재 업종이 떠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에 오 센터장은 “향후 시장은 미국 경기가 주도할 것”이라며 IT나 자동차 같은 대미 수출주의 강세를 점쳤다.



“4분기 박스권 탈출, 2000 넘을 것”



 현대·대신증권에 이어 공동 3위를 차지한 HMC투자증권도 실적 추정 분야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4개 부문 수상 중 3개가 실적 추정 부문이다. HMC투자증권 우영무 센터장은 “투자자들과도 수시로 소통하며 시장이 궁금해하는 점이 무엇인지 찾고 그 감각을 잃지 않고자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수상자를 내지 못한 부동산을 제외하고 총 15개 업종의 93개 분야에서 35개 증권사의 89명(중복 수상 포함)이 상을 받았다. 평가 대상은 전 세계 71개 리서치센터의 애널리스트 952명이 지난해 발표한 한국 상장기업 보고서와 실적 추정 자료다.



 중앙·톰슨로이터상은 국내 대부분의 애널리스트 평가와 달리 펀드매니저 등을 대상으로 한 평판도 조사를 배제한 채 추천 종목의 투자 수익이나 실적 예측의 정확도와 같은 객관적 수치로 애널리스트를 선정한다. 외국계 증권사를 평가 대상에 포함하는 것도 다른 평가와 다른 점이다. 중앙·톰슨로이터상이 한국 상장기업에 관한 한 세계에서 가장 분석을 잘한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를 뽑는 상으로 평가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은 “금융투자 업계의 어려운 상황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 업계를 선도할 기관과 뛰어난 인재를 발굴하는 데 중앙·톰슨로이터상이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10일 오전 11시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다.



윤창희·홍상지 기자



◆톰슨로이터 세계 최대 금융정보 제공업체. 2007년 세계 3대 통신사이자 금융 정보회사인 영국 로이터그룹과 캐나다 미디어 그룹인 톰슨코

퍼레이션이 합병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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