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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총 개조, 위협 안 된다고? … 인명 살상 가능하다

중앙일보 2013.09.04 00:33 종합 5면 지면보기
“총이라는 단어 하나 때문에 ‘내란음모’로 낙인 찍혀 버렸습니다.”


이석기는 "총 때문에 낙인" 항변
총열·탄창 바꾸면 파괴력 3배로
"수입 장난감 총 가스 쇼바 개조 …"
RO 모임서 제작 방법까지 논의

 내란음모 혐의로 국가정보원의 수사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51) 의원은 지난 2일 새누리당·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총=단어’라는 표현으로 자신이 이끄는 지하혁명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의 무장 계획이 한낱 ‘말’에 지나지 않았다고 항변한 것이다.



지난 3월 경찰의 단속으로 압수된 불법 개조 모의 총기류들. 총열과 강화스프링 등을 금속 소재로 교체해 일반 제품보다 3~4배 위력적이다. [뉴시스]▷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통진당 이정희 대표도 지난달 31일 국정원 앞 당원 결의대회에서 “국정원은 한두 사람이 장난감총 운운했다고 해서 내란음모라고 조작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통진당 지지 시위대는 장남감총을 현장에 들고 나오는 퍼포먼스를 벌여 RO의 총기 무장 계획을 희화화(戱畵化)시키기도 했다.



 정부가 국회에 보낸 이 의원 체포동의서에 따르면 RO는 지난 5월 비밀 모임에서 총기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이상호(50·구속) 경기진보연대 고문은 구체적인 총기 개조 방법까지 언급했다.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80만~90만원짜리 장난감 총에는 가스 쇼바가 있는데 개조가 가능하다. 그것이 (총) 안에 들어가면 비비탄 총을 갖다가 사람을 조준하게 만드는 일반 총이 (되는 방법이) 있다.”



 통진당은 “장난감총을 개조한다고 해서 무슨 실질적인 위협이 되느냐”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찰의 총기 전문가들은 “장난감총의 실린더 압력을 높일 경우 인명 살상도 가능할 정도의 위력을 갖출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경찰은 최근 몇 년간 장난감총을 불법 개조하는 범죄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인천 해양경찰서는 중국·홍콩·독일 등에서 들여온 장난감총을 개조해 인터넷에 판매한 혐의로 김모(29)씨 등 4명을 검거했다. 김씨 등은 해외에서 장난감총 부품을 들여와 조립한 뒤 인터넷에서 50만~250만원을 받고 팔았다.



이들은 비비탄 총의 총열을 공기총에 쓰이는 총열로 바꾸고 탄창도 스프링 방식에서 압축가스 방식으로 개조해 파괴력을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경찰 관계자는 “장난감총의 공기 압축력을 높이고 총열을 금속 재질로 바꾸는 등 간단한 개조만으로 3배 이상 파괴력이 강해질 수 있다”며 “조준하는 부위에 따라 인체에 치명적인 위해를 입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9년 5월 부산지방경찰청도 수입 장난감총의 총열·개머리판 등을 실제 총기와 똑같이 개조해 국내에 유통시킨 전모(32)씨 등 10명을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개조에 사용되는 일본·미국산 장난감총은 부산을 통해 밀수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RO 일부 조직원이 “부산에 가면 총을 구할 수 있다”고 한 발언과 같다.



RO는 장난감총 개조뿐만 아니라 무기를 직접 제작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호 고문은 지난 5월 비밀 모임에서 “지금은 인터넷에 무기를 만드는 것에 대한 기초는 나와 있다”고 소개했다. 이는 인터넷으로 실제 총기의 설계도면을 입수해 무기를 제조하는 방법을 소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해외 P2P 사이트에는 옛 소련의 자동소총인 AK47이나 카빈 소총 도면 등이 수십 건씩 올라와 있다. 2010년 11월에는 인터넷 카페에서 총기 제작 설계도면을 입수해 가스충전식 사제 총기(일명 포테이토건)를 제작한 혐의로 임모(14)군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가스충전식 사제 총기의 발사체를 쇠구슬로 교체할 경우 인체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보안 계통에서 일하는 한 경찰 간부는 “장난감총이라 해도 공기 압축 방식 등을 개조하면 인명 살상도 가능할 정도로 위력이 세진다”며 “개조된 총으로 무장해 100여 명이 동시에 타격할 경우 국가 기간 시설을 장악할 정도는 충분히 된다”고 말했다.



정강현·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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