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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비즈] 이청용 꿈꾸는 동네꼬마들 … 클럽이 힘 세졌다

중앙일보 2013.09.04 00:25 종합 25면 지면보기
유소년 축구클럽 위너스코리아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김현갑 감독(왼쪽 둘째)은 “즐기는 아이들이 많아져 축구 저변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규 기자]


한국 축구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제는 동네에서 공을 차는 꼬마들도 제2의 이청용(25·볼턴)이나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을 꿈꿀 수 있다.

2002 이후 활성화된 클럽 시스템
회원 2000명 위너스코리아
엘리트 선수들과 막상막하 실력
축구협도 "지역 클럽 지원 계획"



 과거 한국 축구는 엘리트의 전유물이었다. 프로축구 선수가 되는 길은 학교 축구부에 들어가 고교나 대학 졸업 후 프로팀에 입단하는 길뿐이었다. 하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클럽 시스템이 도입됐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동네 클럽에서 축구를 즐기다가도 전문 축구선수가 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에 발맞춰 대한축구협회(KFA)는 비전문 유·청소년들이 참가하는 대회를 2010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KFA 유소년클럽리그(12세 이하·U-12)와 청소년클럽리그(U-15·U-18)다. 매해 개최 권역(16→39→92→132개), 참가팀(94→257→659→899팀)과 참가선수(1510→4723→1만975→1만5000명)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02년 창단한 위너스코리아는 대표적인 유·청소년 클럽이다. 위너스코리아는 2013 유·청소년 클럽 지역리그 서울남서 지역에서 8승무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서울 강서·양천구, 경기도 광명시 등에서 오는 위너스코리아 회원은 총 2000명에 달한다. 회비가 주 1~3회 기준으로 월 5만~15만원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 지난해 태국 원정경기, 올해 일본 이치하라시 소년축구단과 교류전 등 국제대회에도 출전한다. 2009, 2010년 대교눈높이 유소년클럽 축구페스티벌 2연속 우승을 거둔 것을 비롯해 대한축구협회 산하 대회에서 15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위너스코리아는 지난달 27일 국내 엘리트 최강자인 서울 신정초등학교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엘리트 축구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위너스코리아는 지난해 전국 초등리그 왕중왕전 우승팀 신정초와 전반전을 1-1로 비겼다. 후반전에 위너스코리아는 주전 대부분을 빼고 벤치 선수들을 내보냈다. 많은 아이에게 뛸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위너스코리아는 1-4로 졌지만 신나게 뛴 아이들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김현갑(42) 위너스코리아 감독은 “이영표(36·밴쿠버) 선수가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말하지 않았나. 축구를 즐기는 아이들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축구의 저변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위너스코리아는 한국 축구의 화수분 역할을 하고 있다. 소질이 뛰어난 아이들을 중·고등학교 축구부에 추천한다. 연령별 청소년 대표이자 차범근축구대상 수상자인 홍현석(14·울산중)과 이현우(13·매탄중)가 대표적인 경우다. 유·청소년 클럽 출신이 전문 선수로 성장할 확률이 지극히 낮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선수 육성이 유·청소년 클럽의 유일한 지향점은 아니다. 축구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축구를 사랑하는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단체생활을 통해 책임감과 협동심도 키워준다. 자칫 비뚤어지기 쉬운 유·청소년 선도 역할도 한다. 전남 영광군에는 편부·편모·보육원 아이들을 모아 운영 중인 클럽도 있다.



 대한축구협회 클럽경기팀 김승준(32)씨는 “위너스코리아 같은 클럽을 통해 동네 꼬마들도 내일의 이청용이나 구자철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축구협회의 목표는 전국 256개 시·군·구에 다양한 유·청소년 클럽이 존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에 뿌리를 둔 축구 클럽들은 한국 축구의 저변을 튼튼하게 할 뿐만 아니라 스포츠 산업으로서 자생력도 갖춰 가고 있다.



글=박린 기자

사진=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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