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란음모' 이석기,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 추가 검토

중앙일보 2013.09.02 05:17 종합 12면 지면보기
검찰이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51·비례대표) 의원과 경기동부연합 내 지하 종북 조직인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관련자들을 기소할 때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를 추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이 의원과 RO 관련자들에게 구속영장이나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할 때 적용된 혐의는 형법상 내란음모와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1일 “RO 조직 전체에 대해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RO가 주요 기간시설과 군사시설에 대한 정보수집 및 타격 계획을 세웠고, 체계적인 조직과 강령 등을 갖춰 대한민국 정부를 전복하려는 목적성도 인정된다”고 말했다.





 RO의 뿌리가 1999년 적발된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에 있다는 점도 공안당국이 반국가단체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2000년 대법원은 민혁당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했고, 핵심 조직원이었던 이석기 의원도 2003년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3조)은 주범(수괴)을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다. 간부나 지도적 임무를 한 사람도 사형·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대법원 판례상 반국가단체는 정부를 참칭(僭稱)하는 직접적인 목표를 가진 단체로 반국가단체의 지시를 받거나 반국가단체 활동을 이롭게 하는 목적으로 결성된 이적단체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민혁당 사건 이후 대법원이 반국가단체 구성죄를 인정한 판례는 없다. 검찰은 2006년 ‘일심회’ 사건 당시 반국가단체 대신 이적단체 구성 혐의로 기소했다. 2011년 ‘왕재산’ 사건 때에는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또 RO가 국정원 선거 개입 촛불집회를 대국민 선동전의 수단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RO는 지난 3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의 한 수련원에서 핵심 조직원 회합을 갖고 ‘2008년 광우병 사태 같은 대중 선전전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이 지시는 5월 서울 합정동 M수사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권역별 대표들에게 하달됐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RO 주도하에 통진당이 ‘국정원 선거 개입 촛불집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선동전 지시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또 RO 지도부가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조직적인 국회 진입을 통해 남한 내 ‘혁명의 교두보’로 삼으려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RO 조직원들은 총선을 한 달 앞둔 지난해 3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K타워에서 이 의원의 국회 진출 지지대회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이 의원 외에 다른 의원의 당선 과정에도 RO가 깊숙이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남파간첩 뺨치는 활동=국정원과 공안당국은 이 의원을 비롯한 RO 조직원들의 활동방식이 남파간첩과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밀행성을 강조하고 보안프로그램이나 복잡한 암호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RO 조직원들은 e메일 암호화 프로그램인 PGP(pretty good privacy)를 설치하고 차명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회합 자리에서 노트북 컴퓨터나 태블릿PC는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미행을 따돌리는 수법을 교육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왕재산’ 조직원들도 평범한 사진이나 그림 안에 정보를 암호화해 숨기는 ‘스테가노그래피(steganography)’를 이용해 북한의 지령을 받거나 공유했었다.



 이석기 의원과 경기동부연합 내 지하 종북조직 RO에 대해 지난달 28일 진행된 압수수색은 채동욱 검찰총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최근 국가정보원과 검찰은 RO의 내란음모 등 혐의를 확인했으나 이 의원이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점을 고려해 소환조사를 신중히 검토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수사 진행상황이 RO 조직원들에게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를 보고받은 채 총장이 전격 압수수색을 지시하고 공개수사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이동현·박민제 기자



◆ 반국가단체=정부를 참칭(僭稱)하거나 국가 변란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외의 결사 또는 집단으로서 지휘통솔체제를 갖춘 단체. 국가보안법은 반국가단체를 구성하거나 가입한 사람은 물론 이를 예비하거나 음모한 사람까지도 처벌할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관련기사

▶'내란음모' 이석기,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 추가 검토

▶"위원장 동지가 美 반타격"…핵·미사일 개발도 치켜세워

▶CNC 자회사들 RO 돈줄 의심 "이석기 꼼꼼하고 수완 좋았다"

▶통신·전기 타격 논의 직후, 정부 대응 매뉴얼 요청

▶친북사이트 "자기 정체 드러내지 말라"

▶ 이석기 수감시절 노모 병환으로 '1주일 귀휴' 행적 쫓으니…충격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