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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 '미친개' 발언에 33년 전 장칭 떠올린 중국

중앙일보 2013.08.24 01:07 종합 3면 지면보기
마오쩌둥 전 주석의 아내였던 장칭이 1981년 진행된 ‘4인방 재판’ 당시 신문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그는 미친개처럼 짖고 있다.” 보시라이(薄熙來·64) 전 충칭시 서기는 첫날 재판에서 탕샤오린(唐肖林) 다롄국제발전공사 총경리에 대해 이렇게 강하게 비난했다. 그 후에도 “코미디” “가소롭다” 등 거침없는 말로 혐의를 부인했다. 이를 본 중국인들은 33년 전 장칭(江靑)을 떠올렸다.


4인방 재판 때 "난 마오 주석의 개"
그땐 TV생중계, 이번엔 문자 중계
보 반발에 둘째날 중계 줄여 눈총

 “너희가 처치하려는 것은 마오 주석이다. 우리 고향에 ‘개를 때리려면 주인의 얼굴을 보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주인을 때리려는 거다. 나는 마오 주석의 한 마리 개였다. 마오 주석을 위해 나는 너희를 때렸다. 나는 졸(卒)에 불과했다.”



 1980년 12월 24일 문화대혁명의 주모자로 베이징 특별법정에 섰던 마오쩌둥의 아내 장칭 역시 법정에서 혐의에 반발했다. 당시 장칭은 사형선고가 떨어지자 바닥에 구르고 울부짖으며 난동을 부렸다. 기소문은 모두 ‘헛소리’라며 자신이 직접 작성한 변론문 ‘나의 관점’을 2시간 넘게 읊었다. 하지만 판결에 영향은 끼치지 못했다. 나중에 무기징역으로 감형 받은 장은 1991년 목을 매 77년의 삶을 마감했다. 33년 전 문혁 4인방 재판에 비해 보시라이 재판은 투명성 측면에서 퇴보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3일 법원이 첫날에 비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한 중계 빈도를 대폭 줄이자 비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문혁 재판은 기자 330명을 포함해 900여 명이 참관했으며 TV로 생방송됐다. 보시라이 재판은 19명의 기자를 포함해 110명이 지켜봤을 뿐이다. 분석가들은 두 정치 재판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장칭은 당시 전 국민의 공적이었고, 전체 과정을 공개해도 집권자(덩샤오핑)로서는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이를 통해 그의 개혁·개방 당위성을 높일 수 있었다. 그러나 보시라이는 지금 중국에 분명히 정치세력으로 존재하는 좌파를 대변하는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재판 결과가 자칫 좌우 갈등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공개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한편 지금까지 중국 재판정에서 검찰의 공소 내용을 부인한 피고의 말로는 비참했다. 장칭뿐 아니라 2000년 뇌물수수로 사형을 당한 청커제(成克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부위원장의 경우도 비슷했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4109만373위안(약 75억원) 상당의 뇌물수수 혐의를 전면 부정했지만 판결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그는 1949년 이후 사형이 집행된 중국 최고 관리였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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