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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흔들기" vs "노숙투쟁" … 출구 못 찾는 대치정국

중앙일보 2013.08.24 01:01 종합 4면 지면보기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오른쪽)와 김기현 정책위의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을 3·15 부정선거에 비유한 것과 관련해 “대국민 흑색선동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경빈 기자]


국정원 댓글 국정조사특위가 53일간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23일 종료됐으나 정국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않고 더 꽉 막히고 있다. 민주당 소속 국조특위 위원들이 2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3·15 부정선거가 시사하는 바를 잘 알고 있는 만큼 반면교사로 삼길 바란다”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전달한 게 화근이 됐다. ‘3·15 부정선거’ 서한은 물밑에서 추진되던 박 대통령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회동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야 '3·15 부정선거' 서한 공방
청와대 “공당 금도 지켜라” 비판
영수회담 물밑 교섭에도 악영향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시·도 위원장단 회의에서 “야당은 3·15 부정선거라는 말까지 입에 올리면서 정권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일부 불복세력과 연합해 다음 지방선거에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시·도당 위원장 명의로 “민주당이 3·15 부정선거에 비유하는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은 대선 패배에 대한 분풀이, 대선 불복”이라며 “3·15 부정선거 발언은 대국민 선전포고”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앞서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에서도 당 지도부는 “박근혜정부를 탄생시킨 국민을 모독하고 대선 불복의지를 만천하에 드러내 헌정질서를 부인하는 것”(최경환 원내대표), “2002년 대선에서 김대업 병풍조작 사건이 결과에 심각한 영향 미쳤지만 사과는 커녕 모르쇠로 일관하는 도덕불감증을 보였던 게 민주당”(김기현 정책위의장)이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그간 정치 현안에 대해선 ‘여의도의 일’이라며 비켜 갔던 청와대도 정통성 시비에는 가만있지 않았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민주당을 향해 “공당(公黨)답게 금도는 지켜야 한다”고 했다.



 ‘3·15 부정선거’ 논란은 김 대표와의 회동에 대한 여권 내의 회의적 분위기도 키웠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무엇을 가지고 회담을 할 것인지 먼저 민주당은 밝혀야 한다”며 “청와대를 정쟁판으로 끌어들이려는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왼쪽)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시청 앞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은 국정조사가 그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했다. [뉴스1]


 민주당은 여권의 과잉반응이라고 받아쳤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와대나 새누리당은 자꾸 민주당을 대선 불복으로 이끌어 가려고 한다”며 “(3·15 부정선거 언급은) 큰 문제가 날 수 있으니까 해결을 하자는 건설적인 제안을 한 것인데, 말 트집을 잡아 과잉 홍보를 하는 것은 떳떳하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박 대통령의 언급이 있을 때까지 장외투쟁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별렀다. 이날 새누리당은 국정원 댓글 국정조사특위 마지막 회의에서 “여야의 이견을 병기해서라도 보고서를 채택하자”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병기하겠다는 것은 진실을 거짓으로 가리겠다는 의도”라며 거부해 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김한길 대표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4차 국민보고대회’에서 ‘노숙투쟁’을 선언했다. 그는 “국회 일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천막에 많이 없으면 제가 낮이나 밤이나 새벽에도 천막을 집 삼아 광장에서 천막을 지키겠다”며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그날까지 김한길이 광장에서 노숙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늘로 국정원 국정조사가 끝났다고 생각하면 완전히 틀린 것”이라며 “우리의 투쟁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장외집회 후 같은 장소에서 시민단체가 주관한 촛불집회에도 참석했다.



 당 지도부나 대부분의 의원이 ‘3·15 부정선거’ 논란에 대해 “문제될 것 없다”며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과 달리 조경태 최고위원은 “3·15 부정선거와 (지난 대선을) 연관시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장외투쟁에 불참하고 있는 문재인 의원을 향해서도 “(장외투쟁에) 불참함으로써 대선 불복의 성격을 더 짙게 하는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글=권호·이윤석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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