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간데없고 통치만 있다" 민주당, 천막투쟁 강화 선언

중앙일보 2013.08.23 02:08 종합 5면 지면보기
박근혜정부 6개월을 ‘정치 부재’라고 혹평한 민주당은 22일 장외투쟁의 강도를 높이며 장기전을 선언했다. 박근혜정부 반년을 맞아 정국은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더 굳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 거론하며 총공세
8~9월 국회 보이콧 여부는 여권의 대응 따라 판단키로

원내외 병행투쟁 노선을 앞세워온 김한길 대표가 이날은 공세의 전면에 섰다. 김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이 약속한 ‘국민행복시대’가 점점 멀어지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강조했던 원칙과 신뢰의 정치는 지난 6개월간 많이 사라져 버렸다”고 비판했다. 독일 메르켈 총리가 전날 나치의 강제수용소를 방문해 사과한 모습을 언급하며 “지난 일은 다 덮자며 침묵하는 박 대통령과 많이 대조된다”고도 혹평했다. 국정원 국정조사는 마무리됐지만 민주당이 요구했던 영수회담이 언제 성사될지 미지수인 데다 국정원 개혁, 대선 개입 의혹의 책임자 문책과 같은 가시적 성과도 얻지 못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공격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5선 출신의 대통령이기에 여의도를 이해하는 정치를 하는 대통령을 기대했지만 정치는 간데없고 통치만 남아 있다”고 소통 부족을 주장했다. 그는 “집권 초 6개월은 국민판단 유보기간으로 신기루 같은 지지율에 도취되면 안 된다”며 “국민은 인기 높은 대통령이 아니라 책임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고도 했다. 전 원내대표는 “인(人)의 장막에서 벗어나 경찰·검찰·국정원 등 권력기관 출신 강경파 참모진이 아니라 겸손한 민생파 참모진으로 인사 혁신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박근혜정부 10대 실정’으로 ▶고집불통의 수첩인사 ▶국정원 대선 개입에 따른 국기 문란 ▶경제 무능 ▶재정위기 심화 ▶지갑 털기 세제 ▶실체 없는 창조경제 집착 등을 꼽았다. 그러나 북한을 상대로 한 ‘벼랑끝 전술’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전유물이던 벼랑끝 전술은 아주 잘 썼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은 상당히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혹독한 비판엔 ‘명분 없이 회군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당내에선 천막당사까지 펼쳤는데 얻은 것 없이 국회로 들어갈 순 없다는 강경론이 다수다. 김 대표는 간담회 후 의총에서 “서울광장에 천막을 칠 때 장기전을 각오했고, 여기서 결코 멈출 수 없다”며 “원내외 병행투쟁이 천막투쟁을 접거나 약화시켜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8월 말 결산국회와 9월 초 정기국회에 민주당이 들어갈지 여부는 여권의 태도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생각이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4대 강 국정조사, 검찰 개혁, 국정원 특검 등이 여야 협상에서 수용되지 않을 경우 새누리당이 요구한 국회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며 “민주당의 국회 일정은 여권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엔 영수회담에 대해 미지근한 청와대에 대한 압박도 포함돼 있다. 비공개 의총에서도 “장외투쟁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김상희 의원), “(장외투쟁을 접고) 무작정 들어갈 수는 없다. 명분이 있어야 한다”(강창일 의원)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한다. 강기정 의원은 원내외 병행투쟁을 강조하면서도 “김 대표가 단식을 검토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라는 의견도 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국회에서 싸워야 한다”(박지원 의원)는 유화론도 나왔다.



채병건·이윤석 기자





관련기사

▶ 김한길 "靑침묵의 커튼 안 걷히면 천막 못 걷어"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