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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는 불확실성의 공간 … 미·중 관계 따라 미래 변할 것"

중앙일보 2013.08.23 02:01 종합 10면 지면보기
이홍구 전 국무총리(1986년 정치학회장 역임)는 22일 “한국에서는 정치학자가 공부해야 할 사건이 매일 일어난다. 우여곡절이 참 많은 나라”라고 말했다.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정치학회(회장 유호열)가 주최한 2013 한국정치세계학술대회에서다. 고려대에서 ‘세계와 한국정치:영향과 공헌’이란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는 23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150여 명의 외국 학자를 포함해 500여 명의 한국·동아시아 전문가가 참여한다. 각국의 정치학자들은 ‘바뀌는 환경 속의 동아시아 국제관계’를 주제로 한 총회 세션을 필두로 북핵 이슈, 일본의 보수화, 국내 정치환경 등의 다양한 주제를 논의했다.


한국정치학회 세계학술대회

 ◆미·중 패권 경쟁 핵심 공간=총회 세션에서 발제자로 나선 미국 다트머스대 마이클 마스탠디노 교수는 “동아시아의 미래는 미·중 관계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의 수출과 미국의 소비’라는 형태로 유지되던 양국의 협력적 관계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변하고 있다”며 “우국(友國)이면서도 우국이 아닌 모호한 관계로 양국이 한국에 구애하면서 (한국에) 유리한 국면이 진행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서울대 정재호 교수는 “동아시아는 불확실성의 공간”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화평굴기(和平<5D1B>起·평화롭게 우뚝 선다)’라며 평화적 전환을 얘기하면서도 미국과 군사 분야에서 각을 세우고 있다. 중국의 급성장과 이를 우려하는 미국의 ‘아시아로의 회귀’ 정책으로 동아시아는 패권 경쟁의 핵심 공간이 되고 있다”는 게 정 교수의 평가다.



 ◆아베, 우익 노선 급전환 가능성=“아베 신조 총리의 우익 행보는 많은 일본인도 놀라게 했다.” 도쿄대 다케시 이노구치 명예교수의 말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보수의 입장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미·중 관계를 정상화한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화해무드를 위한 타협안을 내놓을 수 있다”며 “아베 총리는 우익이라서 우익 인사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연세대 손열 국제대학원장은 “동아시아엔 역사에서 기인한 감정의 문제가 있다”며 “일본은 주변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사과하지 않았고 이는 영토 문제 등과 쉽게 결부돼 안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시장’과 ‘핵’=분과별 세션에서 이화여대 박영자 연구교수는 “1990년대 북한의 대기근 때 망가진 보급체제를 대신해 시장이 북한 주민에게 먹거리를 공급해 체제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며 “이후 ‘권력과 자본’이 결합하기 시작했고 북한의 새로운 중심 세력 형성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핵 문제와 관련해선 “불안정한 김정은 체제의 특성상 강성 군부가 핵을 장악하는 등 위협이 더 커진 상황”이라며 “북한에 ‘도발 시 강하게 응징한다’는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보내야 한다”(한남대 김상태 교수)는 주장이 나왔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축사에서 “북한이 한층 변화된 자세를 보이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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