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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혐의' 서울시 공무원 무죄 … 부실 수사 논란

중앙일보 2013.08.23 01:59 종합 12면 지면보기
법원이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서울시 공무원 유모(33)씨의 주요 혐의에 대해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탈북 200명 신원 북에 넘긴 의혹
여동생 진술에만 의존 기소
1심 재판부 "증거 부족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 이범균)는 탈북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유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하고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법, 여권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565만3170원을 선고했다.



 핵심 증인인 유씨 여동생의 증언이 객관적 증거와 일치하지 않은 점 등이 주된 무죄 근거였다. 동생은 수사기관 조사 당시 일관되게 2012년 설 무렵인 1월 22~24일 오빠 유씨가 북한 회령에 들어갔다가 중국 옌지에 있는 집에 돌아와 “북한 보위부와 사업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진술했다. 또 유씨의 스마트폰에서 북한에 두고 온 사진첩의 사진을 찍어온 것을 봤다고도 했다. 국정원은 이 사진들을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진 파일의 위치정보가 북한이 아닌 중국 옌지로 나타난 것이다. 또 북한에 체류했다는 기간에 중국에서 찍은 다른 사진들도 증거로 제출됐다. 사진첩 역시 옌지에서 보관 중인 점도 입증됐다.



재판부는 “여동생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이 객관적 증거와 일치하지 않은 점이 많아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여동생의 진술 내용이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진술하기 어렵다고 보일 정도로 구체적이라 유씨가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하지만 여동생의 증언이 유씨가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넘겼다는 혐의를 입증하는 거의 유일한 증거임을 감안할 때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있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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