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 쏠린 중 인민법원 안팎
보, 흰 셔츠에 수갑 안 차고 나와
법원 밖에선 지지자들 몰려 시위
법원 웨이보는 지난해 3월 전인대(의회) 이후 종적을 감췄던 보시라이의 모습을 17개월 만에 공개했다. 보시라이는 흰색 셔츠에 수갑을 차지 않은 채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중국에서는 부부장(차관)급 이상의 부패 사범은 죄수복을 입지 않는다. 또 사전에 재판 도상연습을 시행하며, 특별 보안조치를 받는 등 ‘잠규칙(潛規則·명문화되지 않은 관습)’의 적용을 받는다고 대만의 ‘중국시보’가 이날 보도했다. 그의 옆에는 1m86㎝ 키의 보시라이가 왜소해 보일 정도로 건장한 법원경위 2명이 좌우에 서있었다. 보시라이를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이도록 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조치로 해석됐다.
이날 법정에는 보시라이의 형제 보시융(薄熙永), 보시청(薄熙成)을 비롯해 가족 5명, 배석 인원 2명, 방청이 허가된 언론 기자 19명 및 각계 인사 84명을 포함해 총 110명이 지난시 중급인민법원에서 가장 큰 5호 법정을 빈자리 없이 가득 채웠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보시라이의 형량. 대만 ‘연합보’는 보시라이가 기소된 수뢰·횡령 액수에 비춰볼 때 정치국위원이었던 천시퉁(陳希同) 전 베이징 서기(16년), 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 서기(18년)의 형량과 비슷한 15년형 내외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사형 유예선고를 받은 류즈쥔(劉志軍) 전 철도부장의 경우 횡령액수가 6460만 위안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뢰 및 횡령액이 2679만 위안(약 49억원)으로 기소된 보시라이는 15년 정도에 해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의 언론사들이 중앙선전부로부터 소속 기자를 “지난에 보내지 말라”며 오직 국영통신사인 신화사 보도만을 전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쯤 법원 인근에서 3륜 자전거를 탄 시민이 혁명가요 ‘동방홍’을 큰 소리로 틀어 주위를 긴장시켰다. 법원 주위에는 보시라이 지지자들이 수십 명씩 모여 마오쩌둥의 사진을 들고 보시라이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보시라이 재판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될 것을 예상한 베이징의 ‘상팡(上訪·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상경해 중앙에 이를 호소하는 것)’인들이 지난시 법원 주위로 몰려들었다. 한 상팡인은 법원 인근 담장에 올라 바지를 내리며 자신의 억울한 사정을 호소해 사진이 찍히기도 했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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