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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주택분양시장, 4·1대책 불씨 다시 살아날까

중앙일보 2013.08.23 00:30 부동산 및 광고특집 1면 지면보기


9월. 여름을 마감하고 가을로 넘어가는 달이다. 농부들은 가을걷이로 분주하지만 추석명절 연휴가 끼어 있어 직장인은 다소 여유 있는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봄·여름 동안 흘린 땀의 결실을 거두는 달을 맞아 주택시장은 여유롭지 못하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월부터 시작되는 올 가을이 그동안의 긴 침체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 약세를 계속 이어갈지를 가름하는 갈림길이기 때문이다.

침체기 탈출이냐 지속이냐 갈림길



 박근혜 정부의 야심 찬 첫 부동산대책인 4·1대책에도 주택시장이 맥을 못 추고 있는데 9월이라고 달라질 이유가 있을까. 4·1대책의 약발과 정부가 추진해온 규제 완화가 올 가을에 어떻게 결실을 맺느냐에 시장의 향배가 달라져서다.



 누구보다 정부의 9월 기대감이 크다. 정부는 취득세 감면 종료와 여름철 비수기인 7~8월의 거래 침체기를 지나 9월 이후 4·1대책의 효과가 다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애 처음으로 주택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을 믿고 있다. 주택거래량의 40%를 차지하는 이들은 올 연말까지 주택 크기에 상관 없이 6억원 이하의 집을 사면 취득세를 전혀 안 내기 때문이다. 내년 이후 전용 85㎡ 이하이면서 3억원인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취득세가 2%인 600만원 정도다.



 정부는 분양시장이 기존 주택시장을 측면 지원해주길 바라고 있다. 올해 말까지 계약하는 전용 85㎡이거나 6억원 이하인 주택에 5년간 양도세가 면제된다. 마침 주택건설업체들도 양도세 감면이 없어지기 전인 올 가을에 대거 아파트를 쏟아낼 계획이다.



 정부가 4·1대책 후속조치로 7월 24일 밝힌 주택공급 축소도 분양시장 호재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앞으로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양도세 걱정이 없는 가을 분양시장에 주택수요자들이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시장 수요를 뺏는 미분양도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가 미분양주택을 전세로 돌릴 경우 자금 지원을 하기로 해서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 냉담하다. 취득세 감면이 끝나자 주택거래시장은 다시 ‘거래절벽’을 만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 주택거래량이 3만9608건으로 전달 대비 69.5%,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0.3% 급감했다. 최근 5년간 7월 평균 거래량의 절반 수준이다. 집값도 다시 약세다. 한국감정원은 지난주 서울·수도권 아파트값이 11주 연속 내렸고 지방도 25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금의 주택시장 냉기는 취득세 감면 종료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 장기화할 수 있는 셈이다.



 주택 수요자들의 심리도 위축돼 있다. KB국민은행의 서울·수도권 부동산 전망지수는 지난달 87.3으로 4·1대책 영향으로 100을 넘기도 했으나 다시 뚝 떨어졌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이 넘을수록 상승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여름 비수기인 데도 치솟는 전셋값이 요즘 주택 수요자들의 심리를 분명하게 반영하고 있다. 가격 전망이 불안한 집을 사느니 전세를 살겠다는 것이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4·1대책 약발이 사라진 뒤 시장의 체감온도는 쉽게 올라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 회복 기대와 실망 사이에서 시장의 무게가 어디로 쏠릴지는 올 가을 국회에 달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정부가 분양가를 규제하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취득세 영구 인하 등이 올 가을 국회를 달굴 ‘뜨거운 감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상한제 폐지 등이 바로 주택시장 활성화를 가져오지는 않겠지만 시장의 심리를 호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주택시장 심리가 회복되면 거래 활성화의 디딤돌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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