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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억 썼다는 DJ기념관 불량 자재로 덕지덕지

중앙일보 2013.08.21 03:30 종합 14면 지면보기
부실 시공 논란이 일고 있는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사진 위)과 석판들 가운데 잡석이 박힌 불량 석판. [프리랜서 오종찬]
두 달여 전 개관한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이 일부 저급 자재를 사용하고 조잡하게 공사한 곳이 적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개관 2달 만에 부실시공 논란
석판에 잡석 박히고 흠집도
연못 축대 돌 모서리는 깨져

 전남 목포시가 산정동 삼학도에 세운 기념관은 대지 1만5600㎡, 지상 2층, 건축 연면적 4677㎡. 시민 위성현(63·목포시 산정동)씨의 제보에 따라 확인한 결과 전시동과 컨벤션동 모두 외벽·내벽 마감 석판 중 많은 부분이 재질과 색상이 균일하지 않다. 나무판의 옹이처럼 재질이 다른 잡석이 박혀 있거나 흠집이 큰 석판들도 곳곳에 붙어 있다. 시공 회사는 자연석에서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결이 들어가 보기 나쁜 석판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전시관 동쪽 외벽의 잿빛 벽과 2층 전시홀 입구의 검은 벽은 색깔의 차가 크거나 같은 판 안에서도 색이 고르지 않은 석판들이 적지 않게 붙어 있다.



 전시동과 컨벤션동 사이 계단의 화강암 일부는 붉은 녹이 묻어 있다. 또 두 건물 앞 연못의 축대 위에 얹은 두겁 돌들 가운데 모서리나 귀가 깨진 것이 적지 않다. 알루미늄 새시들은 파이는 등 상처가 나거나 코팅이 벗겨진 곳이 많다. 컨벤션동 화장실의 철제 문틀 등은 녹 방지 페인트와 외장 페인트 칠이 조잡하다.



 현장을 둘러본 건축업 종사자는 “부분적으로 좋지 않은 자재를 사용하고, 시공도 허투루 한 곳들이 보인다. 불량 자재를 걸러내지 못하는 등 감리와 감독 또한 부실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건물도 아니고 공공 건물을, 그것도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을 이렇게 짓다니 안타깝다”고 했다.



 시공을 맡았던 회사와 석재 부문을 실제 공사한 협력회사는 “모두 설계 시방서대로 지었으며, 석재 또한 A급들을 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잡석이 박힌 석판 등 일부 잘못된 것은 재시공하겠다”고 했다.



 목포시 문화예술과 조성록씨는 “사업비가 충분하지 않아 석재는 중국산을 사용하는 등 좋은 재료를 쓸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열시스템 등 공사비가 많이 드는 시설들이 여러 가지 포함됐음에도 예산이 부족해 3.3㎡(1평)당 건축 및 설비 비용을 다른 전시시설보다 훨씬 적은 842만원밖에 못 썼다”고 덧붙였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에는 모두 200억원(시비 60억원, 국비 100억원, 도비 40억원)이 들었으나 이는 전시 비용 등을 포함한 금액이고, 순수 건축 및 설비 비용은 119억4000만원이다.



 제보자 위씨는 “눈에 보이는 부분도 부실 시공했는데 속이 보이지 않는 곳을 제대로 공사했는지 의문이다”며 목포시 관계자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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