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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노무현정부 때도 댓글 달아 … 대선 개입 아니다"

중앙일보 2013.08.17 01:31 종합 4면 지면보기
원세훈 전 국정원장(왼쪽)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국정조사청문회에 출석해 위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김경빈 기자]


16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출석한 가운데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국정조사 특위가 열렸다. 원 전 원장은 댓글 지시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김 전 청장은 수사를 은폐·축소했다는 의혹을 받아 민주당이 증인 채택을 요구했었다. 두 사람은 그러나 청문회에서 이런 혐의 내용을 모두 부인했다. 더욱이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나란히 증인 선서를 거부해 반발을 샀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대놓고 위증을 하겠다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국정원 댓글 의혹 청문회
원세훈·김용판 모두 증인선서 거부
민주당 "대놓고 위증하겠다는 행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구속 수감 중인 원 전 원장은 “국정원은 대공심리전 차원에서 댓글을 달 수 있는가”라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질문에 “달 수 있다”고 답했다. 또 “대선 때 국정원 심리전단 조직이 댓글을 달아서 선거에 어떻게 해봐라, 박근혜 후보를 지원 해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지시했는가”라고 묻자 “전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구체적 사안은 몰랐다. (댓글) 사건이 터지고 보고를 받아보니 ‘북한 때문에 댓글을 달았다’고 하더라”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성’ ‘남북 정상회담 찬성’ 등 정권 홍보 댓글을 달았느냐”라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 질문에 “네. 그렇게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홍보, 대북심리전 에 대응을 해오다가 이번에 사건이 터진 것이냐” 라는 질문에도 모두 “네”라고 답했다. 원 전 원장은 또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라는 새누리당 요구를 거부한 것에 대해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록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얘기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가, 이후 “2009년인가 그때쯤에 아마 남북대화 이런 부분들 때문에 그것을 (청와대에 전달)했던 것 같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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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 전 원장은 지난해 12월 13일 열린 국회 정보위에서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요청을 받은 일을 거론한 뒤, “정회 중에 내가 (권 주중대사에게) 전화했다”며 “개인적으로 하소연 비슷하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아무리 친해도 박근혜 캠프 종합상황실장에게 상의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김 전 청장에 대한 야당의 공세는 경찰이 국정원 댓글 수사 결과를 발표한 지난해 12월 16일의 행보에 집중됐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경찰 진술녹화실 CCTV 내용을 공개하며 “분석관들이 스스로 결과 발표를 (16일 밤과 17일 아침 중) 언제 하느냐가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한다”며 “(김용판) 청장님 지시 아니냐”고 다그쳤다. 그러면서 “이날 박원동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과 통화했느냐”고 물었다. 김 전 청장은 “오후에 통화했다”면서도 외압과는 전혀 관계없다고 반박했다. 김 전 창장은 또 “권영세 주중대사와 만나본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민기 의원은 ‘5시간에 걸친 12월 15일(수사 발표 전날) 점심’에 대해 추궁했다. 김 의원은 “이 점심은 특별하다. 밥값 결제가 오후 5시에 이뤄졌다”며 “매우 중요한 회의를 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청장은 “그날 저녁은 구로경찰서 직원들과 먹었지만 점심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이 “정치권 인사와 식사한 것 아니냐”라고 다시 질문하자 “확실히 아니라고 말한다. 정치권 인사라면 확실히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청와대 근처 식당에서 5시까지 점심을 먹었는데, 누굴 만났는지 이날(저녁)을 기해 댓글 분석을 하던 수사팀이 갑자기 언론 브리핑 준비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검찰 출신인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검찰은 댓글을 분석했던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관들이 ‘이 문서들을 다 갈아버려’라며 축소·은폐를 시도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로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문서 쓸데없는 것들 다 갈아버려’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검찰이 자기 입맛에 맞게 자료를 부풀린 게 한두 개가 아니다”라고 김 전 청장을 옹호했다.



 ◆2004년엔 송광수 검찰총장이 증인선서 거부=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은 “증언이 언론 등을 통해 외부로 알려지는 과정에서 진위가 왜곡되거나 잘못 전달될 경우 형사재판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며 선서를 거부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법 3조 1항은 ‘증인이 형사소송법 제148조 또는 149조의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 선서·증언 또는 서류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고 돼 있다. 2004년 대선자금 청문회에 나온 송광수 당시 검찰총장도 증인 선서를 거부했었다.



글=강인식·김경희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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