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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 협상, 한·미 을지훈련이 변수

중앙일보 2013.08.17 01:30 종합 5면 지면보기
통일부는 16일 오전 11시40분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23일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갖자”고 북측에 제안했다.


북, 23일 판문점 접촉 응할지 주목
개성공단 정상화 위해 수용할 수도

박근혜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추석을 전후한 남북 이산 상봉을 제안한 지 하루 만에 대북 공식 통보가 이뤄진 것이다. 전화통지문은 관례대로 유중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북한 강수린 적십자회 중앙위원장에게 보내는 방식으로 전달됐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순수 인도주의 사안이란 점에서 북한이 적극 호응해 올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석(9월 19일)에 즈음한 이산 상봉에는 남북한 사이에 어느 정도 교감이 이뤄져 왔다. 북한은 2차 개성공단 회담이 끝난 직후인 지난달 10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협의와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를 위한 실무회담을 제안한 적이 있다.



 적십자 접촉에서는 상봉 대상자 선정과 행사 일정 등이 논의된다. 준비에 통상 한 달 정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협상을 서둘러야 ‘추석 상봉’이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19일부터 2주간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한·미 합동으로 실시된다는 점이 협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북한은 통상 한·미 군사연습이 이뤄지는 기간 동안 남북대화와 교류를 중단하고 대남 비난과 위협 수위를 올렸다. 한·미 군사훈련이 한창인 때 남북대결의 상징 지역인 판문점 남측에서 열리는 대화를 놓고 북한 군부는 고민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지난 14일 끝난 일곱 차례의 개성공단 회담에서 가동 중단 이유를 한·미 합동 군사연습 탓으로 주장했다. 그런 만큼 군사연습 와중에 회담이 열리는 데 반발할 군부를 어떻게 통제할 것이냐가 북한 지도부의 고민으로 남아 있다. 이산 상봉을 위한 협상 외에 다음 주부터는 개성공단 공동위 구성 문제도 집중 협의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공단 입주 기업인들은 16일 공동위에 기업 대표 2~3명을 참여시켜 달라고 통일부에 요청했다.



 북한이 최근 개성공단 조기 정상화에 올인해 온 만큼 예외적 조치를 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입장에서도 공단 정상 가동과 이산 상봉 협의 등 유화국면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신의 외자유치·경협 청사진 실행은 물론 냉랭해진 대미·대중 관계도 개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16일 오후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공단 정상 가동 준비를 위해 전력·통신·용수 등을 점검할 우리 인력 30명의 방북(17일)을 수용하겠다고 알려왔다. 하지만 이산 상봉을 위해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자는 우리 측 제안에는 답을 보내오지 않았다.



이영종·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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