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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 1조7000억원 이집트 지원 재검토

중앙일보 2013.08.17 01:22 종합 6면 지면보기
미국 정부가 6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이집트 군사 정부의 시위 강경 진압을 규탄하며 모든 형태의 이집트 지원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정부가 미국의 비난에 반발하며 우호적이던 미국과 이집트 관계에 냉기류가 감돌고 있다.


군사정부 시위 유혈 진압 규탄
이집트 군부는 "불안 조장" 반발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집트 정부와 시위대의 유혈 충돌에 유감을 표하며 “앞으로 나가기 위해 미국은 모든 형태의 이집트 지원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매년 이집트에 지원해 오던 15억50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를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도 이날 압둘 파타 알시시 이집트 국방장관에게 전화해 “이집트 임시 정부가 즉각 정치적 화해에 나서지 않는다면 수십 년간 지속된 양국 군사협력에 더 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이날 오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집트 군사 정부의 강경 시위 진압을 규탄하며 다음 달로 예정된 미국과 이집트의 합동 군사훈련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시작해 3주간 이어질 예정이던 ‘브라이트 스타’ 훈련은 미국과 이집트 협력의 상징이었다. 이 훈련에는 터키·요르단·영국군도 참가해 육·해·공군 합동 훈련을 벌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집트에 대한 지원은 취소하지 않았다. 이집트 정부에 항의의 뜻을 전하면서도 중동의 주요 동맹이자 전략 요충지인 이집트와 관계를 지속해야 하는 오바마 정부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이집트 군부는 반발하고 있다. 군부는 이날 밤 낸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는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것으로, 폭력적 과격 집단을 두둔해 사회 불안을 조장할 수 있다”며 “이집트는 주권국으로서 독자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정부 세력인 이슬람주의자들도 미국의 미지근한 대응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무슬림형제단 등 이집트 반정부 세력은 군부가 지난달 3일 합법적으로 선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했을 때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쿠데타로 규정하지 않았으며 군부의 강경 시위 진압에 미온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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