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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스쿠니 참배에 분노 … 중국, 항모 동원 무력 시위

중앙일보 2013.08.17 01:11 종합 8면 지면보기
중국이 항공모함까지 동원하며 일본을 전방위 압박했다. 일본 패전일인 15일 일본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강행과 정부의 왜곡된 역사인식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반면 일본 정부는 한국과의 조기 정상회담이 물 건너갔다는 판단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먼저 모색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하이만 급파 … 우경화 경고
센카쿠 인근선 해군 실탄 훈련
일본 "한국과 정상회담 요원"
중국과 회담 먼저 추진키로

 16일 중국 관영 중앙TV(CC-TV) 에 따르면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항에 머물고 있던 항모 랴오닝(遼寧·사진)함이 15일 낮 보하이(渤海)만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랴오닝함은 앞으로 수일 동안 동해 해상에 머물며 함재기 이착륙과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항모의 야간 기동 훈련도 벌여 종합적인 전력 증강을 노리고 있다. 랴오닝함의 해상 훈련은 올 들어 세 번째다.



 중국 해군도 15일부터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가까운 남중국 해상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 중이다. 이 훈련은 18일까지 계속된다. 저장(浙江)성 닝보(寧波) 해사국은 이와 관련, “샹산(象山) 연해에서 강도 높은 해상기동과 사격훈련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해경국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항의하는 뜻으로 센카쿠 영해에 해경선을 진입시켜 감시 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해군 전문가인 리제(李傑)는 “일본 패전일에 맞춰 항모가 동해로 출항하고 해군이 강도 높은 사격훈련에 돌입하는 것은 일본의 우경화와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을 중국군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로 무력 시위의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TV아사히는 “아베 정권의 핵심 관계자들이 한국과의 정상회담은 요원해졌다는 판단 아래 중국과 먼저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총리실 관계자도 16일 “미국에서의 위안부 소녀상 건립, 강제징용 근로자에 대한 한국 법원의 배상판결, 한국 국회의원들의 독도 연쇄방문 등에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가 극도로 불쾌해하고 있다”며 “한국과는 당분간 함께 뭘 할 수가 없겠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아베 정권은 10월 7일부터 이틀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중간에 아베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비공식으로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일본 언론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8·15 기념사에 대해 “(일본과의 대화를 의식해) 예상보다 수위를 낮췄다”는 분석을 하면서도 그 평가에선 엇갈렸다. 아사히 신문은 “독도와 위안부 같은 표현도 자제했으며 일본 국민과 정치인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요미우리 신문의 경우 ‘일본을 중요한 이웃나라라 말한다면’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역사인식 문제에서 일본에 일방적 양보만 요구하고 대화나 교류를 거부하는 듯한 방식을 고쳐달라”고 비판했다.



 아사히는 또 아베 신조 총리가 전몰자 추도식의 기념사에서 아시아 국가 국민에 대한 사죄와 반성 표현을 뺀 것과 관련, “아베가 ‘백지에서 처음부터 (기념사를) 만들고 싶다. 누구를 위해 열리는 행사인지 근본적으로 제고해달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추도 기념사는 ‘전몰자 영령에 호소하는 형식’으로 작성됐다”고 보도했다.



베이징·도쿄=최형규·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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