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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항일운동가들 사연 나눈 '워싱턴 대한제국공사관 엽서'

중앙일보 2013.08.15 00:58 종합 14면 지면보기
엽서 뒷면에는 마영준이 허승원에게 보내는 새해 인사가 적혀 있다. [사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고종(1852~1919)이 1891년 왕실자금으로 매입한 미국 워싱턴의 대한제국공사관. 당시 미국 내 항일독립운동가들에게 이 곳은 ‘자주독립을 향한 염원’을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이들은 공사관의 모습을 담은 엽서를 제작해 멀리 있는 동료들과 사연을 주고받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은 일제강점기 미국 내 항일독립운동가 사이에서 오간 ‘워싱턴 대한제국공사관 우편엽서’ 원본을 14일 공개했다. 올 초 공사관 인수 작업을 하던 중 재미 독립운동가 김호의 외손자인 안형주(77)씨 소장품에서 발견한 것이다.



 이 엽서는 1910년을 전후해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면에는 빅토리아풍의 건물 사진 위에 칼라로 그려 넣은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다. 아래에는 ‘미국와싱톤대한뎨국공사관’이라고 한글로 적혀 있다. 뒷면에는 발송인 마영준이 수신자 허승원에게 “새해에는 은혜를 많이 받으시고 모든 소원을 성취하시옵소서”라고 적었다. 엽서에 적힌 주소 ‘샌프란시스코 새크라멘토 2928’은 미국 내 항일독립운동세력이 단일화해 1909년에 조직한 대한인국민회(Korean National Association)의 당시 주소다. 마영준과 허승원은 이 조직에 소속된 독립운동가였다.



 대한제국공사관 우편엽서는 독립기념관이 안창호·서재필 유족에게서 기증받은 유품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하지만 독립운동가들이 직접 사연을 적은 엽서가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재단은 광복절 68돌을 맞아 이 엽서를 실물 크기로 복제, 8월 말까지 일반인 1000명에게 무료 배포한다. 신청은 재단 홈페이지(overseaschf.or.kr)에서 받는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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