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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성공단 남북협력 견인차 돼야

중앙일보 2013.08.15 00:03 종합 22면 지면보기
개성공단이 되살아났다. 남북한은 어제 7차 실무회담에서 조속히 개성공단을 재개키로 합의했다. 재가동 날짜는 아직 미정이다. 그러나 남북이 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재가동 날짜를 정하고 가동 중단으로 입은 기업들의 피해보상 문제 등을 논의키로 했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가동 중단 재발 방지 보장 주체를 북한으로 할 것이냐를 두고 난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남과 북이 한 발씩 양보해 공동으로 재발 방지를 보장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 4월 9일 북한이 근로자 5만3000여 명을 한꺼번에 철수시킴으로써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이 4개월여 만에 다시 가동될 전망이다.



 지난 4개월 동안 123개 공단 입주 기업 관계자들은 물론 국민 모두가 조마조마하게 살아왔다. 남북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영구적인 공단 폐쇄를 향해 달려가는 듯했다. 북한의 근로자 철수에 맞서 정부는 체류 인원 전원 철수로 맞섰고 이후 재개문제를 다루는 회담도 공전을 거듭했다. 결국 정부는 ‘중대조치’를 경고하는 최후통첩을 보냈고 기업들에 경협 보험금 지급을 시작함으로써 폐쇄 절차에 착수했다.



 그러자 북한이 태도를 누그러트렸다. 지난 7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공단 중단 사태가 “어떤 경우에도” 재발하지 않도록 보장한다고 발표했고 정부는 이를 ‘전향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열린 첫 회담에서 공단 재개 합의가 이뤄질 수 있었다. 남북 협력의 희망이요 통일의 씨앗으로 여겨져 온 개성공단이 없어지는 데 남북 양측 모두 큰 부담을 느낀 것이다.



 크게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오히려 급진전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 분쟁을 통해 남북 양측이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은 오히려 잘된 일일 수도 있다. ‘비 온 뒤 땅 굳는’ 상황을 기대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개성공단은 정치에 너무 휘둘려 왔는데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남북 양측이 다짐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더 이상 남북한 정세가 나빠질 때마다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안정적 운영이 보장되면 투자도 더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남북 당국은 이번에 개성공단의 국제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조치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그밖에 통행, 통신, 통관의 원활한 보장 등도 조속히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잘만 하면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될 전망이다. 개성공단은 남북 간 협력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힘차게 끌어 나가는 ‘기관차’가 돼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광복절 축사에서 남북한 공동 발전의 새 비전을 제시할 전망이다. 우여곡절 끝에 개성문제가 해결됨으로써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과감한 메시지를 밝힐 수 있게 됐다. 박 대통령이 주창해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적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북한 핵문제 해결에 새로운 전망이 서고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 정착이 손에 잡히는 날을 온 국민이 학수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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